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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의 애환②]비상벨 있어도··· 취객 들어오면 알바생은 ‘덜덜’

기사입력 : 2018년08월13일 13:20

최종수정 : 2018년08월13일 18:17

비상벨 눌러도 '위급' 상황 속에서 경찰 도착 마냥 기다릴 수 없어
전문가 "산업안전에 대한 경각심 높여야"

[서울=뉴스핌] 황선중 기자 = 최근 편의점에서 근무하는 아르바이트생들을 향한 폭력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야간에 홀로 있는 경우가 많은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의 경우 범죄에 노출될 우려가 더욱 크다. 전문가들은 안전대책 수준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13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서형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알바노조에 따르면 편의점 아르바이트 402명 중 약 46.5%는 근무 중에 폭언을 들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성희롱·성폭행을 당한 적이 있다는 응답 역시 약 13%에 달했다.

◆ 비상벨 있지만, 실효성 '글쎄'··· "경찰 올 때까지 언제 기다려요"

편의점마다 아르바이트생의 안전을 위한 장치는 마련돼 있다. 경찰을 호출할 수 있는 긴급 비상벨·전화기 등이 대표적이다. 

앞서 경찰청과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지난 6일 결제단말기(POS)에 '긴급 신고' 기능을 추가한 신고 시스템을 전국 매장에 도입했다. 전화 수화기를 통해 인근 경찰서에 위급 상황임을 알리는 '한달음' 시스템보다 쉽고 간편하다는 설명이다. 

[서울=뉴스핌] 민경하 기자 = 편의점 내 물건을 진열하는 아르바이트생. 204mkh@newspim.com

그러나 해당 시스템 역시 오신고율을 낮추는 데에 효율적일 뿐, 실제로 아르바이트생들을 보호하기엔 여전히 부족한 안전장치라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이 아무리 빠르게 출동하더라도 도착할 때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대부분 안전장치는 편의점 계산대에 있어, 만약 계산대가 아닌 장소에서 난동이 발생한다면 쉽게 대처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서울 구로구의 한 편의점 심야시간대에 일하는 A(23)씨는 "경찰 호출 전화기가 있기는 하지만 한 번도 사용해본 적 없다"고 말했다. A씨는 해당 편의점에서 약 9개월 일했다. 편의점 인근에 술집이 많아 무례한 취객을 상대하는 일이 많다고 했다. 

A씨는 "만약 위급한 일이 생겨 경찰을 부른다 해도, 경찰이 오는 몇 분 사이에 봉변을 당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 전문가 "산업안전에 대한 경각심 높여야"

전문가들은 더욱 적극적인 수준의 안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한다.

박사영 노무사는 "근로자에 대한 안전보건 의무는 사용자가 담당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게끔 점주가 상시로 확인해야 하고, 매장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객관적으로 평가해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편의점 알바 402명 중 약 62%가 '안전 및 범죄 대처를 위해 교육 받은 적이 없다'고 답했다. '교육 받은 적 없고 문서 등 지침만 받았다'는 응답 역시 약 17% 수준이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세종시 아름동 CU편의점을 방문, 가맹점주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있다. <사진=공정거래위원회>

박 노무사는 또 "임금체납·부당해고 등에 대한 해결책은 다양하게 나왔지만, 산업안전에 대한 감독과 행정은 여전히 미비하다"며 "지속적인 차원에서 산업안전보건법 관련 전문가·감독관 등을 양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은 밤에 취객을 상대하는 일도 잦으니 매장에 전기충격기·가스총 등을 갖춰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까지 나온다"고 밝혔다. 박 노무사 역시 "약자의 방어권 차원에서 필요한 조치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sunja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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