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터키 리라화가 미국과의 갈등과 위태로운 통화정책을 둘러싼 우려에 3% 가까이 폭락하며 사상최저치를 또다시 갈아치웠다.
미달러당 리라 환율은 9일 유럽 시장 초반 5.4364리라에 달하며, 리라화 가치가 2.9% 떨어졌다.
미국 정부가 미국인 목사 앤드루 브런슨의 터키 억류를 문제 삼아 터키 법무 및 내무 장관의 재산을 동결하는 제재 조치를 취한 후, 터키 대표단이 8일(현지시간) 워싱턴을 방문해 미 국무부 관계자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나 양측은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또한 미국의 이란 제재 부활도 양국 간 갈등 요인이 되고 있다. 터키는 이란의 이웃나라로, 터키가 수입하는 원유의 절반 가량, 천연가스의 17%가 이란산일 정도로 이란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가 높다. 이에 따라 미국이 이란산 원유 금수 조치까지 발동하면 터키는 에너지 조달에 큰 차질을 빚게 된다.
파티흐 돈메즈 터키 에너지부 장관은 8일 이란산 천연가스를 계속 수입할 것이라며, “터키 국민들에게 공급될 전기와 난방을 차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터키 내부적인 문제도 리라화 하락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15%에 육박하면서 경기과열 신호가 나타나고 있는데도 중앙은행이 지난달 금리를 인상하지 않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입김에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훼손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촉발됐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재차 금리인상에 반대하는 입장을 표했고, 리라화 하락의 원흉은 해외 세력들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미 1달러당 터키 리라화 환율 1개월 추이 [자료=블룸버그 통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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