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자 80% 데이터 전문가로 양성…업적평가에도 반영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NH농협금융이 책임자급의 80%를 데이터 전문가로 키운다. '데이터 전문가만 살아남는다'는 김광수 회장의 특명 때문이다. 디지털 경쟁력 확보를 조직의 생사가 걸린 핵심 과제라 보고 인력 양성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이다.
8일 농협금융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김 회장은 책임자급의 80%를 데이터분석 준(準) 전문가로 키운다는 목표를 세웠다.
책임자급 대부분을 데이터 분석에 기반해 상품 기획이나 경영 전략 등을 수립할 수 있는 인력으로 양성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관련 교육 이수나 전문성을 업적 평가에 반영할 계획이다. 사실상 데이터 전문성을 생존 필수 조건으로 내건 셈이다.
김 회장은 최근 임원회의에서도 "데이터에 기반하지 않은 것은 결재하지 않겠다"고 발언할 정도로 데이터 중심의 업무 문화를 강조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 [사진=농협금융] |
내부 전문가를 키우기 위한 인프라 구축도 강조하고 있다. 농협은행이 구축한 빅데이터 플랫폼 'NH빅스퀘어'의 활용도를 높이고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방식이다.
농협은행은 지난 5월 2200만명 유효고객의 3년치 정형·비정형 데이터를 모은 NH빅스퀘어를 선보였다. 데이터 저장과 분석이 가능한 시스템으로 이를 활용한 상품 개발, 의사 결정 등 다양한 모델 개발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자체 교육도 지원하고 있다. 데이터 분석 솔루션인 'SAS' 교육 과정을 거치거나 서울대학교와 업무협약(MOU)으로 개설한 '빅데이터 분석 과정'에서 실무 교육을 받을 수 있다. 향후 블록체인 교육과정을 정례화하고 산학협력을 통한 인공지능(AI) 교육 프로그램도 제공할 계획이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김 회장이) 4차 산업혁명이나 디지털에 대한 이해도가 굉장히 높다"며 "외부에서 인력을 영입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내부 인력을 양성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각 부서의 빅데이터 관련 인력을 한데모아 별도 조직화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현재는 관련 인력이 농협은행 디지털금융부, 마케팅전략부, 카드사업부 등 각 부서에 흩어져 있지만, 이들을 모아 50여명으로 구성된 조직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김 회장이 데이터 전문성을 강조하는 것은 디지털 경쟁력 확보에 농협금융의 미래가 달려있다는 판단에서다. 김 회장은 지난달 가진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도 '디지털'과 '인재'를 핵심 비전으로 제시한 바 있다.
김 회장은 "디지털 경쟁력 확보는 조직의 생사가 걸려있을 만큼 중요한 아젠다라고 생각한다"며 "모든 구성원이 데이터에 기반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농협금융 통합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는 한편, 직원들이 데이터를 쉽게 업무에 활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 사이언티스트(Data Scientist)를 양성하겠다"고 강조했다.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