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지난 6월 중순 미국과 관세 전면전이 본격화된 이후 7% 이상 위안화 평가절하를 용인한 중국 금융당국이 통화 스왑을 통한 개입에 나섰다.
수십 억 달러 규모로 달러화를 매도해 위안화를 방어하는 전통적인 전략을 버리고 스왑을 통한 간접적인 해법을 취하고 있다는 얘기다.
중국 위안화 [사진= 로이터 뉴스핌] |
무역전쟁이 환율전쟁으로 번진다는 경고 속에 지난달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오히려 늘어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7일(현지시각) 금융업계 트레이더들은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PBOC)이 달러/위안 스왑시장을 통한 환시 개입 전략을 펴고 있다고 전했다.
위안화로 달러화 현물을 매입한 뒤 1년 뒤 매도 계약을 체결하는 형태로 외환 선물 가격을 떨어뜨리면 달러/위안화 환율을 낮추는 효과를 낼 수 있다.
PBOC의 주문이 폭주하면서 1년ㅁ루 달러/위안 스왑 거래의 스프레드가 가파르게 떨어졌다. 통화 스왑 가격이 제시하는 1년 뒤 달러/위안 환율은 6.8064위안으로 현재 환율인 6.8330위안을 밑도는 상황. 스프레드가 마이너스 0.0266위안으로 떨어진 셈이다.
불과 2개월 전만 해도 스프레드가 0.077위안에 거래된 점을 감안할 때 현격한 반전이라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얘기다.
코메르츠방크의 저우 하오 이코노미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일반적으로 현물 환율이 하락하면 선도 환율이 더 빠르게 떨어지지만 최근 중국에서는 선물환이 위안화 상승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며 “누군가가 인위적으로 시장을 통제하지 않고서는 나타날 수 없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PBOC가 스왑 거래를 통해 외환시장에 개입하고 있다는 얘기다. 최근 움직임은 대규모 달러화 매도로 외환보유액을 축 냈던 기존의 전술에서 크게 달라진 것이다.
지난달 중국 외환보유액은 3조1200억달러로, 전월에 비해 100억달러 늘어났다. 이는 위안화에 대한 국내외 투자 심리를 안정시키는 데 힘을 실었다는 분석이다.
지난 2015~2017년 사이 위안화 방어와 자본 유출을 차단하기 위해 4조달러에 달했던 외환보유액 가운데 4분의 1 가량을 동원했던 것과 상반되는 모습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관세 시행에 중국 금융당국이 위안화 하락을 용인하자 이를 통해 관세에 따른 수출 충격을 해소하겠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대규모 자본 유출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위안화 급락을 좌시할 수 없는 것이 중국 정부의 입장이다.
때문에 투자자들은 중국이 환시 개입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구체적인 개입 방식이 예상하지 못했던 형태를 취한 셈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PBOC의 전략에 높은 점수를 제시했다. 달러화를 빌려 1년 뒤 위안화 가치를 방어하는 묘책을 동원, 외환보유액을 탕진하지 않고 목적을 달성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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