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비트코인이 과거 범죄자들의 불법 행위 수단으로 주로 사용됐다면 이제는 압도적으로 투자 목적으로 변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마약단속국(DEA) 특수요원 릴리타 인판테는 5년 전 마약 수사 중 비트코인이 나타나기 시작했을 때 비트코인 용도의 약 90%가 불법 행위였지만, 이제 이 비율이 약 10%로 줄었고 대신 투자 목적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범죄자들이 비트코인 사용을 중단한 것은 아니다. 인판테는 비율만 줄었을 뿐 범죄자들의 비트코인 사용 총규모는 2013년 이후 급증했다고 전했다.
비트코인은 마약상들의 돈 세탁 및 거래 수단으로 사용된다는 인식이 아직도 강하게 남아 있다. 익명으로 거래돼 추적이 쉽지 않고, 입출금 기록이 분산화돼 있어 은행이나 정부를 거치지 않으며, 불법 행위를 조사한다 해도 소환할 업체가 실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인판테는 일반적인 검색 엔진에는 나타나지 않아 주로 불법 거래가 이뤄지는 다크웹이 비트코인 통로로 이용되며, 지난 1년 간 마약 카르텔 등 범죄조직들이 돈세탁과 국경 간 거래 등을 위해 비트코인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범죄자들에게도 비트코인은 양날의 검이다. 비트코인 등 블록체인 기반의 가상화폐는 공개적이고 불가변하기 때문에 거래 기록과 패턴을 추적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정보가 남으며, 비트코인을 사용하려면 만들어야 하는 인터넷 상의 ‘지갑 주소’도 과거만큼 익명성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인판테는 설명했다.
인판테 요원은 “블록체인 기술로 인해 범죄자들의 정체를 밝혀낼 수 있는 수단이 상당히 많아졌다. 사실 범죄자들이 비트코인을 계속 사용하면 마약 단속이 더 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트코인 [사진=블룸버그 통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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