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고지역 아동노동 착취 '심각'...국제앰네스티 "기업이 나서야"
분쟁광물 지정시 수급 차질·가격 상승, 유럽‧미국 수출길 막혀
LG화학‧삼성SDI‧SK이노, 코발트 공급망 투명화 '노력'
[서울=뉴스핌] 유수진 기자 = 코발트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는 국내 배터리업계가 '양' 뿐 아니라 '채굴 방식'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아동노동 착취' 논란에 휩싸인 콩고지역 코발트가 분쟁광물로 지정되면, 수급 차질과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특히 콩고 코발트가 분쟁광물로 지정될 경우, 해당 원재료가 사용된 제품은 유럽‧미국 수출이나 판매에 제동이 걸리게 된다. 국제연합(UN)의 권고로 규제법령이 마련돼 있어서다. 이 때문에 배터리업체들은 '사회적 책임'은 물론, '실익' 측면에서도 코발트 공급망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LG화학의 오창공장 전기차배터리 생산라인의 모습. [사진=LG화학] |
7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책임 있는 코발트 조달을 위해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최근 각사가 발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구체적으로 담겼다.
현재 전세계 코발트 물량 중 60% 가량은 콩고민주공화국(DRC)에서 생산되고, 그 중 20% 가량이 소규모 영세 광산에서 수작업으로 채굴되고 있다. 문제는 코발트 채굴 및 공급 과정에 적게는 7살짜리 아동이 동원되는 등 아동착취 문제가 심각하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국제사회는 아동노동 착취에 대한 제재의 일환으로 해당 지역에서 생산된 코발트에 대한 분쟁광물 지정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국제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는 지난 2016년 1월 보고서를 통해 코발트 채굴 과정에 아동노동 착취 이슈가 깊숙이 개입돼 있다며, 각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에 LG화학은 해당 이슈가 중대한 글로벌 인권 문제라고 인식, 친환경공급망 가이드라인 및 협력사 행동규범을 개정해 '상당한 주의 의무' 정책을 수립했다. 이에 따라 코발트를 분쟁광물에 준하는 관리물질로 지정, 코발트 제련 및 전구체 공급업체 등에 현장점검을 실시하기도 했다.
또한 코발트에서 시작된 인권 이슈가 리튬이나 니켈, 망간 등 전지 핵심 원재료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 책임 있는 광물 조달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 LG화학은 "코발트 외 기타 전지 원재료에 대한 지속가능한 공급망을 구축하고자 이해관계자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이슈 해결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SDI도 아동인권에 반하지 않는 코발트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해 지속적인 관심을 쏟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년간 '책임있는 코발트 이니셔티브(Responsible Cobalt Initiative)'에 참가하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가이던스를 준수, 코발트에 대한 인권 실사 및 관행 개선에 앞장서 왔다.
특히 삼성SDI는 코발트 공급 과정에서 일부 리스크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 해당 문제들을 방지하거나 완화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 실행해오고 있다. 지금까지 확인된 리스크는 △아동노동 및 인권남용 △건강 및 안전 보호 △환경오염 △뇌물수수 등이다.
그 결과 삼성SDI는 국제엠네스티가 지난해 11월 발간한 2차 보고서에서, 코발트 수급 과정을 개선하기 위해 '충분한 조치를 취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는 미국의 애플과 동일한 등급으로, 최고 단계인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함' 등급에 속한 기업이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최고점을 받았다. 같은 보고서에서 LG화학은 한 단계 낮은 '적정한 조치를 취함'에 이름을 올렸다.
마지막으로 배터리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도 관리체계를 구축, 지속적인 평가 및 모니터링을 통해 지속가능한 공급망 조성에 나서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코발트 교역에서 발생하는 아동착취 등 인권침해를 방지하기 위해 공급업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uss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