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도 넘는 최악의 무더위에 전국이 펄펄 끓어
단속 비웃는 개문냉방 영업 매장 여전히 많아
무더위 맞서는 아이들…도심 야외수영장 북적
[서울=뉴스핌] 황선중 박진범 기자 = 최악의 불볕더위가 전국을 뒤덮었다. 시민들은 저마다 냉방용품을 손에 쥐고 도심 속 피서지를 찾아다니고 있다. 푹푹 찌는 가마솥 더위에서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도 각양각색이다.
수은주가 섭씨 34도를 가리킨 2일 오전, 서울 구로구의 한 카페는 뜨거운 햇볕을 피해 들어온 '폭염난민'들로 붐볐다. 에어컨이 '빵빵'한 카페, 은행, 지하철 등은 폭염난민들의 대표적인 피서지다.
미니 선풍기를 손에 쥐고 매장에 들어온 20대 여성 A씨는 "이제야 살 것 같다"며 초유의 더위에 혀를 내둘렀다. 그는 "날이 더우니 미니 선풍기에서도 뜨거운 바람이 나온다"며 "걷다가 은행이나 카페 등이 보이면 꼭 들러 더위를 식히고 간다"고 말했다.
카페에서 근무하는 파트타이머 B(25)씨는 "매장 청소를 하다 출입문 손잡이가 너무 뜨거워 놀랄 때가 있다"며 "주문하지 않고 바람만 쐬다 가는 분들이 있지만, 날이 더우니 그러려니 한다"고 전했다.
[서울=뉴스핌] 박진범 기자= 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더위를 식히는 아이들 2018.08.02. beom@newspim.com |
여름방학을 보내고 있는 아이들은 무더위에 정면으로 맞섰다.
이날 전국 야외수영장은 무더위를 피해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특히 방학을 맞은 어린이들은 서울광장에 설치된 '빗물 놀이터'로 모여들었다.
아이들은 워터슬라이드를 타고 풀장에 뛰어들며 열기를 식혔다. 한 아이는 물장구를 쳐도 더웠는지 연신 얼굴을 물에 담갔다. 안전요원도 발을 물속에 담근 채 땀을 줄줄 흘렸다.
상점들은 정부 단속이 느슨한 틈을 타 개문(開門)냉방 영업을 하며 폭염에 지친 시민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날 서울의 관광 1번지 명동거리에는 대부분의 상점들이 문을 연 채 영업하고 있었다. 문을 닫은 가게는 25곳 중 3~4곳에 불과했다. 열어둔 문으로 나오는 에어컨 바람이 어찌나 센지 입구 근처만 가도 더위가 싹 가실 정도였다.
[서울=뉴스핌] 박진범 기자= 2일 오전 개문냉방 영업중인 서울 중구 명동거리 매장들 2018.08.02. beom@newspim.com |
에어컨 바람을 등지고 호객행위를 하던 점원은 "아침부터 열어놨다"며 "손님을 끌어모으려면 어쩔 수 없다"고 했다. 외국인 관광객으로 붐빈 액세서리 가게 주인은 "우리만 그런 것도 아닌데 뭐가 문제냐"며 볼멘소리를 했다.
개문냉방이 전력 낭비라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지만, 단속 인력은 보이지 않았다. 산업부가 지난해부터 손을 놓은 탓이다. 2016년까지는 개문냉방 영업이 과태료 부과 대상이었지만 실효성 논란과 상인 반발 등으로 지난해부터 단속을 멈췄다. 현재는 에너지 절약 캠페인을 통해 업주의 자발적 동참만 기대하는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무더위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날 "열대야에 이어 서울을 포함한 일부 내륙지역은 계속해서 기온이 38도 이상 크게 올라 무더운 날씨가 되겠다"며 "온열 질환 관리 등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최악의 폭염이 지속되고 있는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인근에서 시민들이 따가운 햇빛을 손으로 가리며 출근길을 서두르고 있다. 민간기상업체 케이웨더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서울을 포함한 일부 내륙지역의 기온이 크게 올라 최고기온을 경신하는 지역도 있겠다고 예보했다. 2018.08.02 leehs@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