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생산 중이라는 보도와 함께 외신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애초에 핵 및 미사일 개발을 중단하겠다고 약속한 적이 없다며 충분히 예상했던 일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와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30일(현지시간) 북한이 평양 외곽에 위치한 산음동의 대형 무기공장에서 액체연료 ICBM 1~2기를 제조하고 있다는 징후가 목격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미국 관료들과 민간 전문가들은 북한 내 무기 제조시설에서 활동이 계속되고 있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진단했다.
켄 가우스 미국 해군연구소(CNA) 박사는 “북한은 핵 프로그램을 포기한다고 합의한 적이 없다”며 “김 위원장의 최우선 원칙은 체제 생존과 김씨 일가의 통치를 영구화하는 것이므로 미국에 대한 유일한 억지력인 핵 프로그램을 포기할 리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상원 청문회에서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은 진전되고 있으며 비핵화 노력도 진행 중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김 위원장에게 속았다는 일부 주장을 일축했다.
하지만 일부 민간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김 위원장의 의도를 잘못 파악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비핵화를 추구하겠다는 약속은 즉각 핵무기를 포기하고 무기 공장을 해체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라는 것이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프로그램 소장은 “북한은 핵무기를 포기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핵 무기를 인정받기 위해 협상하는 것이다. 핵 실험과 ICBM 테스트를 더 이상 하지 않겠다는 정도는 받아들이겠지만 이를 결코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북한은 핵무기를 둘러싸고 더이상 시끄러워지는 일은 만들지 않을테니 갖고는 있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3일 CNN은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 이은 후속협상이 미국의 ‘과감한 조치’와 평화협정 동의가 있어야 진전될 수 있다고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바 있다.
소식통은 미국 정부가 현행 정전협정을 북한의 김정은 체제를 보장할 수 있는 평화협정으로 대체하지 않는 한, 북한은 비핵화 협상을 더 이상 진전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북한이 국제법으로 효력을 인정받는 평화협정을 북미 후속협상의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는 의미다.
북한이 지난 11월 29일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사진=북한 노동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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