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이틀간 금융정책결정회의 개최
2% 물가 목표 그대로 유지...금융정책 수정은 없을 것
[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일본은행(BOJ)이 30~31일 열리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양적완화 장기화가 은행 수익이나 금융시장에 미치는 부작용을 점검할 방침이다. 하지만 2% 물가목표는 그대로 유지할 방침이어서 금리인상 등 급격한 금융 정책 수정은 없을 것이라고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BOJ는 물가가 좀처럼 오르지 않는 상황을 반영해 31일 발표하는 ‘경제·물가정세 전망(전망리포트)’에서 향후 물가 전망치를 하향조정할 방침이다. 올해 물가 전망치는 종래 1.3%에서 1.0% 정도로, 내년은 1.8%에서 1%대 중반으로 낮출 예정이다. 2020년 전망치도 1.8%에서 소폭 하향조정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기업 실적과 고용 상황이 양호함에도 불구하고 올 봄 이후 물가 상승률은 BOJ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일본의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지난 2월 1.0%를 기록한 후 3월 0.9%, 4월 0.7%, 5월 0.7%, 6월 0.8% 상승하며 BOJ의 물가 목표치인 2%와는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물가가 오르지 못하는 구조적 요인을 다시 한 번 점검할 방침이지만, 2% 물가 목표 달성은 2020년 이후가 될 것으로 보여 BOJ의 현행 양적완화는 보다 장기화될 전망이다.
BOJ 통화정책결정회의 모습. [사진=지지통신 뉴스핌] |
이에 양적완화 장기화에 따른 부작용을 점검하는 것이 이번 회의의 논점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양적·질적 대규모 금융완화정책이 5년 넘게 이어지면서 은행 수익이 악화되고 국채시장의 거래도 침체되고 있는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 부작용이 커지면 양적완화를 지속하기 어렵기 때문에 BOJ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주 도쿄채권시장에서는 BOJ가 ‘0% 정도’로 삼고 있는 장기금리의 유도 목표를 0.1% 이상까지 허용할 것이란 관측이 불거지며 10년물 국채수익률이 한때 0.1% 이상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BOJ는 즉시 지정가 오퍼레이션(정해진 수익률에서 무제한으로 국채를 매입해 금리 상승을 억제하는 것)을 실시해 금리 상승을 견제했다.
BOJ 내에서는 물가 목표 달성이 요원한 가운데 금융완화 부작용을 경감하기 위해 졸속으로 정책을 수정하는 것에는 신중한 견해가 많다. 금리 목표의 유연화에 대해서도 ‘양적완화 후퇴’로 받아들여지는 것에 대해 강하게 반대하는 정책위원이 적지 않다.
30~31일 회의에서도 2% 물가 목표를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은행 등 금융시장을 어떻게 배려할 것인지가 초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시장 상황에 따라 일시적으로 금리가 상승하는 것을 허용하거나, 주가 형성에 과도하게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상장지수펀드(ETF) 매입 비율을 조정하는 방안 등이 논의될 것”이라고 내다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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