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구금됐던 미국인 목사 앤드류 브런슨의 석방에 대해 미국과 어떠한 '거래'가 있었다는 언론의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고 CNN이 이날 보도했다.
대선 후 기자회견 중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국영 방송 TRT에 출연해 "우리는 미국에 그들이 에브루 (오즈칸)를 석방시키는 데 우리를 도울 수 있다고 말했지만 절대 '우리가 브런슨을 석방시켜주는 조건의 교환'이라고 말한 바 없다"며 "우리는 브런슨을 협상의 주제로 삼은 바 없다. (미국은) 터키 사법부를 존중하기는 커녕 이 일을 가지고 제재를 논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논평은 CNN이 지난주, 한 고위 미 정부 관리자를 인용해 에르도안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앤드류 브런슨 목사의 석방을 조건으로 이스라엘에서 억류생활을 하고 있는 터키 여성 에브루 오즈칸의 석방을 약속받았다고 보도한 뒤 나왔다. 오즈칸은 지난 9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지원한 혐의로 이스라엘 경찰에 체포됐다.
브런슨 목사는 지난 2016년 10월, 터키 이즈미르에서 개신교 목회활동 중 군부 쿠데타 조직을 지원했다며 구금됐다. 지난 4, 5월 공판에서 터키 법원은 브런슨에 대한 석방 요청을 거부했고 오는 10월 12일에 다음 공판이 열릴 예정이었다. 다음 공판에서 유죄가 판결될 경우 그는 최고 징역 35년형에 처해질 수 있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 트위터에 "멋진 기독교인이자 가장, 아주 멋진 사람인 앤드류 브런슨 목사를 장기 구금한 터키에 미국은 큰 제재를 가할 것이다"라고 트윗했다.
에르도안은 그러나 미국의 협박은 통하지 않을 거라고 반박했다. 오히려 그는 미국이 제재를 가하겠다는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강하고 진정한 파트너"를 잃게 될 거라며 경고하고, "제재로 터키를 뒤로 물러서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태도의 변화는 트럼프의 문제다, 내 문제가 아니다"라며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다.
에브루 오즈칸은 이달 중순 이스라엘을 떠나 본국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 반면 브런슨 목사는 지난주 석방됐지만 가택 연금됐다.
양국 간의 갈등은 미국이 F-35 전투기에 대한 터키의 소유를 막자 고조됐다. 터키 정부는 2002년부터 F-35 전투기 프로그램 개발에 12억5000달러를 투자했는데 미국은 터키가 러시아에서 생산된 대공 방어 시스템을 구입했다는 이유로 스텔스 전투기 수출을 제한했다.
에르도안은 만일 미국이 구입한 F-35 전투기를 조달하지 않는다면 국제재판에 이 사안을 맡기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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