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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크푸르트 로이터=뉴스핌] 이홍규 기자 = 유럽중앙은행(ECB)이 오는 26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에서 전 세계 무역갈등 위험으로 출구전략에 차질이 생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통화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ECB는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이 반등하고 고용이 역대 최고치로 올라선 가운데 2조6000억유로 규모의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연말까지 종료하기로 했다. 수년간 침체기에 빠졌던 유로존 경제를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받는 부양책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커다란 발걸음을 내딘 것이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유럽중앙은행(ECB) 본부[사진=로이터 뉴스핌] |
하지만 ECB는 성장세가 둔화하고 무역전쟁 수위가 점증하는 만큼 내년 여름까지는 사장 최저 수준의 저금리를 유지하기로 약속했다. 부양책 축소를 조금씩 늘려나가겠다는 의지와 작은 규모의 충격조차도 인플레이션 회복이 방해될 수 있다는 우려를 시사한 것이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내년 하반기 금리 인상에 대한 시장 기대는 뒤엎지는 않으면서 최근 지표들이 지속적인 경기 둔화를 가리키고 있어도 지난 6월 회의 이후 변한 것이 거의 없다고 주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모간스탠리는 고객들에게 보낸 노트에서 "단기적으로, 하방 위험이 커졌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라고 분석했다.
유로존의 지난 6월 종합 구매관리자지수(PMI)는 하락했고, 소비자신뢰는 둔화했다. 독일 IFO의 7월 기업환경지수도 떨어졌다. 이 모두 지속적인 경기 둔화를 가리키고 있어 오는 9월 ECB가 다시 한번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유로존의 경기 확장 속도는 여전히 잠재 성장률 수준을 웃돌고 있다. 따라서 ECB 입장에서는 유로존에서 계속해서 일자리가 창출되고 결국에는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 ECB의 물가 안정 목표치는 '2% 바로 아래'다.
베렌버그의 플로리안 헨스 이코노미스트는 "무역 긴장이 전면적인 무역 전쟁으로 확대되지 않는 한 ECB가 6월 가이던스에 변화를 줄 이유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ECB는 26일 오전 11시 45분(GMT 기준)에 금리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후 드라기 총재는 12시 30분 기자 회견을 열 계획이다.
이번 회의에서 중대한 결정이 나올 것으로 보이진 않지만 ECB는 여전히 가이던스 추가 변화와 만기 도래한 채권의 원리금을 투자하는 방식에 대한 수정은 논의할 수 있다.
지난 6월 ECB는 채권 매입이 오는 12월에 끝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지난 6월 결정에 대한 자신감이 높아졌다는 걸 신호하기 위해 이 문구가 확정적으로 바뀔 수 있다. 하지만 시장이 올해 채권 매입 종료를 가격에 완전히 반영했고, 매입 연장에 대한 시장의 요건도 상당히 높아졌기 때문에 이런 움직임은 불필요하다.
드라기 총재는 2019년 여름까지 금리를 유지하겠다는 발언을 고수하면서 첫 금리 인상에 대한 정확한 시기는 제공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드라기 총재는 올 연말까지의 신규 매입과 만기 도래한 채권의 원리금 재투자는 더욱 중요한 정책 수단이 될 것이라며 향후 수개월 내 원리금 사용 방식에 대한 규정이 변경될 것 같다고 언급한 바 있다.
ECB에 중요한 과제는 시간이 지나면서 만기가 남아 있는 보유 채권의 양이 줄어들 것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ECB는 장기 채권을 재투자 타깃으로 할 것인지, 혹은 포트폴리오 만기 감소를 수용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ECB의 유연성을 늘리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는 또 다른 옵션이다. 채권 매입 시기에 대한 현행 규정은 소규모 매입이 적절한 싱황에서도 ECB가 대규모로 매입하도록 만든다.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