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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정치의 상징' 노회찬, 왜 극단적 선택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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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X파일 폭로·특활비 폐지 앞장..진보정치 상징
주변 예상보다 '드루킹 의혹' 심적 압박 상당히 컸던 듯
가족까지 미칠 수사와 당에 대한 영향도 무시 못해

[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달변가이자 진보정치의 상징이라고 불렸던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사망했다.

깨끗한 정치인으로 불리면서 특활비 폐지에도 앞장섰던 그가 불법 자금 수수로 이미지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다, 최근 당의 급격한 지지율 상승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23일 오전 노 의원은 서울 중구 한 아파트 현관 쪽에 쓰러져 숨져 있었다. 이를 발견한 경비원이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8.05.02 kilroy023@newspim.com

현장에서 발견된 노 의원의 외투에는 신분증과 정의당 명함, 유서로 추정되는 글이 발견됐다. 유서에는 "드루킹 사건과 관련해 금전을 받은 사실은 있으나 청탁과는 관련이 없다.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취지의 내용이 적혀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노 의원의 사망 경위에 대해 경찰은 정확한 원인을 조사 중에 있다. 다만 유서의 내용 등으로 미루어 보아 노 의원이 최근 자신을 둘러싸고 연일 제기되는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 등에 대해 심적 부담을 느꼈을 것으로 추정된다.

노 의원은 '진보정치의 상징'이라고 불릴 정도로 한국의 대표 진보 정치인으로 꼽힌다. 경기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에 다니면서 노동운동을 시작했다.

인천지역에서 노동운동에 적극 참여하던 노 의원은 2004년 17대 국회의원 총선에서 민노당 비례대표로 당선되면서 본격적인 정치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19대 총선때 통합진보당 서울 노원병에 출마해 당선됐다. 하지만 2013년 '삼성 X파일 사건'과 관련해 검사들의 실명을 폭로한 뒤 의원직을 상실하기도 했다.

20대 국회에서도 정의당 원내대표로 활동하면서 국회 특활비 폐지에 앞장서면서 본인의 특활비를 모두 반납하는 등 '깨끗한 정치인의 행보'를 이어왔다.

그런 노 의원은 최근 드루킹 특검을 통해 자신의 고등학교 동창이었던 도모 변호사로부터 5000만원에 달하는 불법 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았다. 검찰은 2016년 20대 총선 직전 노 의원이 느릅나무 출판사를 방문했을 때, 그리고 부인의 운전기사를 통해 두 차례에 걸쳐 총 5000만원 상당의 자금을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주 5당 원내대표 방미 일정때만 하더라도 노 의원은 관련 자금을 받은 적이 없다고 부인했었다. 하지만 관련 진술이 상당히 구체적으로 나오고 있는데다, 가족까지 수사를 받을 수 있는 상황에 부담감을 느끼면서 관련 내용을 유서에 적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최근 정의당의 정당 지지율이 두자릿수대로 급격하게 오르는 등의 호조에서 본인을 둘러싼 의혹들이 당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데에도 심리적 압박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정의당 안팎에서는 노 의원을 둘러싼 의혹이 사실일 경우 출당조치를 해야 한다는 등 비난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던 상황이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특활비와 관련해 본인의 특활비를 반납하고 이를 폐지해야 한다고 가장 앞장서는 등 한국 정치사에 있어 진보정치의 상징과도 같은 인물이었다"면서 "그런 인물이 최근 자신을 둘러싼 갖가지 의혹과 당에 미칠 영향 등에 대해 심리적인 압박을 받아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jh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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