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무사가 군 지휘체계 전복, 권력 중심으로 부상하려는 의도"
"국군 분열 계획 의도, 내전도 가능…이적 행위"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20대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22일 청와대가 공개한 기무사 계엄문건 세부자료에 “기무사 문건의 독성(毒性)이 드러나고 있다. 독창적인 국정 장악 계획”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문건의 성격(국정장악 계획) ▲문건의 폐해(국군분열 계획) ▲문건의 작성 동기와 경위(정치권력의 주문 생산 내지 묵인) 등 3가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글을 게재했다.
김 의원은 먼저 문건의 성격과 관련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의 ‘기무사가 자체 계획한 것은 없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기무사의 통상 업부’ 등의 주장은 가짜”라며 “기존 국방부와 합참의 계엄 문건과는 지휘체계, 동원부대, 행동절차를 명기한 일명 ‘전투서열(order of battle)’이 판이하게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건에 적시된 육군총장의 계엄사 지휘, 국정원 장악, 기계화 사단 국회 투입 등은 지금 시행하고 있는 합참의 계엄 훈련과 연습, 구상, 계획과 판이하게 다르다”면서 “완전히 새로운, 독창적인 국정장악 계획”이라고 주장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개헌안 철회를 요청하는 야3당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8.05.23 kilroy023@newspim.com |
이어 “기무사가 군 지휘체계까지 전복하고 자신이 권력의 중심권으로 부상하려는 의도성이 드러난다”며 “이 점이 가장 충격적”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문건에는 내전을 초래할 수 있는 국군 분열 계획 의도도 포함돼 있다며 “국군에는 두 명의 지휘관(합참의장, 계엄사령관)이 각기 다른 지시를 내릴 수 있다”면서 “이들 간에 주도권 장악을 둘러싸고 갈등이 고조되다가 물리적으로 충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미연합사-합참의장으로 이어지는 국군 작전지휘 계통과 육군총장-기무사령관으로 이어지는 계엄지휘 계통 간에서 내려진 상이한 지시로 우리 군끼리 충돌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지휘권의 난립, 즉 군의 ‘지휘통일의 원칙(the unit of command)’을 파괴하는 것만큼 효과적인 방법은 없다”며 “이는 이적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문건의 작성 동기와 경위와 관련해 정치권력의 주문 생산 내지 묵인 의혹을 제기하며 “인사권을 장악한 육군 총장과 정보력을 장악한 기무사령관이 유착되면 일군의 정치 장교들의 충성을 확보하는 새로운 능력을 갖게 된다”고 밝혔다.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22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재한 기무사 문건 관련 글 일부.[사진=김종대 의원 페이스북] |
이어 “기무사가 오래 전부터 권력 기능을 분산시켜 논란을 피하면서 사령부 내에 권력기능의 컨트롤타워로 ‘정보 융합실’을 운영해 왔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군 내외의 동향 정보를 정교하게 종합하면서 수시로 청와대와 직거래를 해 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문건 작성 당시의 주변 정황을 살펴보면, 한민구 당시 국방장관의 문건 작성 묵인 여부, 청와대 김관진 안보실장과 박흥렬 경호실장의 공모 및 지시 여부가 중요하다고 보여진다”며 “지시를 받지 않았다 하더라도 최소한 문건을 청와대에 보고는 했을 것”이라고 재차 주장했다.
그러면서 “기무사가 아무리 대통령에 대한 절대 충성 집단이라 하더라도 단독으로 이와 같은 계엄 실행계획을 작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수요가 있으니 공급이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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