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에서 시작된 수익률 곡선의 평탄화가 다른 나라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영국과 인도네시아, 인도의 장단기금리 차가 좁혀지며 일부에서는 경기 둔화 조짐에 대한 경계심이 고개를 들고 있다.
미 달러화[사진=로이터 뉴스핌] |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국채 10년물과 2년물 금리는 2007년 이후 처음으로 역전 조짐을 보이는데 영국의 같은 만기 금리 차도 2년간 최소로 줄어들었다. 인도와 인도네시아, 호주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UBS글로벌자산운용의 토머스 웨커 신용 부문 책임자는 “전 세계에서 일반적인 현상은 인플레이션과 경제 성장에 대한 장기 추세”라면서 “이것은 모든 수익률 곡선에서 일반적이다. 물론 지역별로 특유한 이슈들도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장단기 금리 역전 우려에도 연방준비제도(Fed)는 금리 인상 행보를 지속할 계획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번 주 의회 청문회에서 이 같은 가능성이 연준의 금리 인상 계획을 변경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긴축 기조에서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 주요 국가들도 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루피아 가치 방어를 위해 지난 6월 말 6주간 3번째로 기준금리를 인상했고
인도네시아 국채 10년물과 2년물의 차이는 9bp(1bp=0.01%포인트)로 좁혀지면서 2년간 최저치를 기록했다.
CIMB 뱅크의 레이 초이 국채 수석 전략가는 “아시아에서 수익률 곡선의 평탄화는 전 세계와 아시아의 성장률 둔화 기대와 함께 통화정책 긴축이 지속하면서 일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인도의 장단기국채 금리 차도 축소됐지만 경제 성장에 대한 우려가 아닌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 기대와 긴축 전망이 이 같은 수익률 곡선 평탄화로 이어졌다. 인도 중앙은행도 지난달 2014년 이후 처음으로 금리를 올렸다.
니코자산운용의 에드워드 느그 펀드매니저는 “아시아 국가들은 비교적 약한 인플레이션을 경험해 왔는데 이것은 장기 금리 상승을 제한했다”면서 “인도네시아에 이어 다른 아시아 은행들도 정책 정상화를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영국의 경우 영란은행(BOE)이 다음 달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단기 금리를 지지하는 한편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가 경기를 둔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는 장기금리를 누른다.
애버딘 스탠더드 인베스트먼트의 제임스 애티 펀드매니저는 “시장은 영국 경제가 브렉시트 때문에 둔화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면서 “경제는 완전고용 상태고 인플레이션도 목표치를 웃돌아 영란은행이 금리를 올릴 것으로 생각되며 이것은 수익률곡선 평탄화를 의미한다”고 판단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에서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연준의 2011년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처럼 양적완화 프로그램에서 만기가 다가오는 채권에 재투자할 것이라는 전망이 장단기 금리 차를 줄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같이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수익률 곡선의 평탄화가 경기 둔화의 조짐인지가 가장 큰 질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에버코어ISI의 크리시나 구하 부대표는 “매우 평탄하거나 역전된 수익률 곡선이 이전의 비슷한 수익률 곡선과 다르다는 것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며 이전에는 프리미엄이 더 높았다고 언급했다.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