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나갔으면 했는데 불가피하게 나오게 됐다"
"아직 민주당과 문 정부를 위해 해야 할 일 있다"
[서울=뉴스핌] 조정한 기자 = 장고(長考)를 거듭했던 7선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당 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왠만하면 이번에 좀 (선거에) 안 나갔으면 했는데 불가피하게 나오게 됐다"고 속내를 밝혔다.
또 "문재인 정부의 좋은 시대는 점점 끝나가고 있는 것 같다"며 "남북관계가 잘 나가면서도 시간이 걸리고 예민한 문제라 경험이 많은 제가 조율하고 설득해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2018.07.20 kilroy023@newspim.com |
이 의원의 출마로 오는 26일 치러지는 '예비경선(컷오프)' 분위기가 한 층 더 뜨거워졌음은 물론 어떤 후보가 당원들의 선택을 받아 본선행(行) 티켓을 확보할지 주목된다.
이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제가 (당 대표를) 하고 싶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제가 아직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를 위해 해야 할 일이 있음을 알았다"며 "이제 저를 민주당과 대한민국의 새로운 역사를 위해 바치려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출마 선언문에서 '문 정부의 재집권'을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은, 안으로는 지난 백년간 쌓인 적폐와 불공정을 해소하고 밖으로는 적대와 분단을 넘어 새로운 평화와 통합의 시대를 열어야 하는 중대한 책임을 맡았다"며 "문 정부가 성공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민주당이 다시 집권해야 하는 책임이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문 대통령 개인을 위해서가 아니고, 민주당을 위해서도 아니다"라고 못 박은 뒤 "오직 국민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해서다. 문 정부는, 민주당은, 우리 국민 모두는 헬조선을 드림 코리아로 바꾸어내야 하는 시대적 책임 앞에 서 있다"고 했다.
그는 또 "국민의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향한 문재인 정부의 국내외 개혁을 입법과 예산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11년만에 다시 찾아온 한반도 평화의 바람을 지켜내고 촉진해야 한다. 자치와 분권의 새로운 나라에서 국민 모두가 사람답게, 안심하고 풍요롭게 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며 "어렵기에 사자의 용맹과 여우의 지혜를 모두 총동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유능하고 강한 리더십으로 문재인 정부를 뒷받침해야 한다. 강력한 리더십과 유연한 협상력 그리고 최고의 협치로 일 잘하는 여당, 성과 있는 국회를 만들어 내야만 한다"면서 "그 위에서 2020년 총선의 압도적 승리와 재집권이 가능하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당청 관계에 대해선 "(민주당은) 정부 정책을 좀 더 세심하게 살펴 경제와 사회에서 성과를 내도록 해야 한다. 사회 구석구석을 살펴 사람의 더 나은 삶을 위한 개혁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정부를 뒷받침하는 동시에 정부의 손이 미치지 않는 곳까지 살펴보고 함께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2018.07.20 kilroy023@newspim.com |
그는 이어 "민주당은 더 새로워져야 한다. 시대 변화를 선도하는 정강정책으로 정체성을 새로이 정립해야 한다"며 "유능한 정책 역량과 합리적이고 현대적인 시스템 정당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스템 정당'의 방향에 대해선 ▲퍼블릭 마인드와 책임 의식을 가지고 다음 세대를 이끌어갈 유능한 인재 육성 ▲스마트폰과 참여의식으로 무장한 젊고 새로운 세대가 당의 중추가 되도록 개방적이고 아래로부터 소통하는 플랫폼 정당▲유능하고 깨끗한 인물, 당원이 인정하고 국민이 원하는 인재들을 당의 공직 후보로 추천하는 시스템 도입을 제시했다.
당 대표에 출마한 다른 후보에 대해선 "모두가 당의 소중한 자산이며 또 필요한 일을 맡아서 해낼 분들"이라면서도 "앞으로 2년이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대한민국에 너무나 중요하기에, 2020년 총선의 압도적 승리가 너무나 절실하기에 최소한 이번 당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재집권에 무한 책임을 지고 자신을 던질 사람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출마과정에서 청와대와 사전 교감을 했는가'라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최근 문희상 국회의장이 언급한 '개헌 추진'에 대해서는 "오래된 것이라서 개헌을 해야 하는데 국회가 하반기 구성을 했으니 각 당이 협의해서 빨리 하는 게 좋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giveit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