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지난해 북한 석탄을 싣고 한국에 하역했던 선박이 불과 2주 전까지 한국에 드나들었는데도 억류조치가 되지 않았다고 미국의 소리방송(VOA)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VOA는 지난해 10월 러시아에서 환적한 북한산 석탄을 적재하고 포항에 입항했던 ‘리치 글로리'호가 지난 4일 부산항에 입항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이날 전했다. VOA는 선박의 실시간 위치정보를 보여주는 ‘마린트래픽’을 통해 지난 4일 오전 11시 58분 리치 글로리호의 선박자동식별장치(AIS) 신호가 부산항에서 포착됐다고 밝혔다.
북한 라진항에 정박해 있는 화물선 [사진=로이터 뉴스핌] |
리치 글로리호는 특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를 어기고 지난해 10월 북한산 석탄을 하역한 이후에도 20번 넘게 한국 항구에 정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린트래픽 자료에 따르면 리치 글로리호는 지난해 11월 14일에도 포항에 재입항했고 이틀 뒤인 11월 16일엔 묵호항에 정박했다. 이어 같은 달 26일엔 울산항, 12월 8일과 15일, 20일엔 각각 부산항에 들어왔다.
올해 들어서도 1월 1일과 같은 달 17일에 평택항과 부산항에 입항했고, 2월 2일엔 평택으로 되돌아온 뒤 2월 18일부터 인천에 정박하면서 이틀 뒤 아태지역 항만국 통제위원회(도쿄 MOU)로부터 안전검사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VOA는 리치 글로리호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패널이 불법 선박이라고 공식 지목한 지난 3월 이후에만 한국을 6차례 방문했지만 한국 정부에 의해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0월 북한산 석탄을 인천에 하역한 것으로 드러난 '스카이 엔젤' 호도 이후 최소 6차례 부산항과 옥포항, 울산항 등을 드나들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VOA는 리치 글로리호와 스카이 엔젤호는 각각 시에라리온과 파나마 국적 선박이지만 선주는 모두 중국 회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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