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내주 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트럼프와 푸틴은 16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에서 만나 군축협정, 우크라이나, 시리아, 이란 등에 대해 주로 논의할 예정이며, 북한 비핵화는 주요 의제는 아닐지라도 상당히 많은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는 북한에 대한 러시아의 전략적 레버리지를 비핵화에 유리한 쪽으로 활용하기를 바라며, 비핵화가 완전히 이뤄질 때까지 김정은 정권에 대한 제재를 유지해 달라고 푸틴에게 요청할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는 지난해 10월 채택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결의문은 따르고 있지만, 미국의 대북 제재는 대체로 거부하고 있다.
미국의 북한 비핵화 협상이 효과를 거두려면 대북 제재가 유지돼야 하는데 지난 4월 남북정상회담과 지난 6월 북미정상회담 이후 중국과 러시아의 대북 제재가 느슨해지고 있다.
벤자민 카체프 실버스타인 미 외교정책연구소(FPRI) 연구원은 “중국과 러시아는 남북 및 북미 관계가 개선된 만큼 단기 내 대북제재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트럼프는 북한이 핵무기를 완전히 철폐할 때까지 완전한 압박을 지속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의 대북 영향력은 중국에 비하면 미미하지만, 러시아와 북한은 여전히 무역, 문화, 상업교류 측면에서 뿌리 깊은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러시아는 북한 근로자들이 가장 많이 분포돼 있는 곳이며, 2014년에는 러시아가 구소련 시절 북한이 진 빚 110억달러(약 12조4300억원)를 탕감해주기도 했다.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지난 5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미국에 맞서는 푸틴 대통령을 ‘매우 높게’ 평가했다.
러시아는 한반도 비핵화와 북한 개방으로 누릴 수 있는 경제적, 지정학적 이점이 매우 많다. 우선 서울에서 평양을 거쳐 모스크바까지 이어지는 철도로 수출 기회를 잡을 수 있고, 북아시아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푸틴 대통령의 야심도 충족시킬 수 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한반도 평화 과정에 더욱 적극 개입하면, 러시아의 영향력이 커져 미국의 영향력은 줄고 중국의 굴기에 맞서 균형을 잡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좌)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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