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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경제다]자영업자의 눈물..내수 위축 그대로 둘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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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2시간'은 남의 나라..인건비에 임대료까지 '한숨만'
맞춤 지원해야..실패한 자영업자 재기 지원도 필요

[편집자주] 한국경제가 벼랑 끝에 서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에 일자리 현황판까지 걸고 고용 창출을 외치지만 고용지표는 악화일로다. 미국발 무역전쟁이 확산되면서 경제 버팀목인 수출도 암운이 짙어지고 있다.그러나 정부는 일자리 생산주체인 기업에 활력을 주는 정책은 외면한 채 ‘소득주도성장’만 고집하고 있다. 경제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고 올바른 정책을 펴야 문재인 정부가 힘을 받고, 한국경제도 살아난다. 이에 뉴스핌은 현장 르포와 전문가 진단을 통해 경제 회생의 길을 찾는 [이제는 경제다] 시리즈를 연재한다. 

[서울=뉴스핌] 장봄이 김준희 기자= "자영업자한테 근무시간 단축, 그런 게 어디있어요. 인건비 줄이느라고 일하는 시간만 늘었지. 근데 저녁 손님이 너무 줄었어..."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일대. 개인 슈퍼를 운영하는 A(50대)씨는 "근무시간 단축은 완전히 다른 세상 얘기"라며 허탈하게 웃었다. 그는 "오전 7시부터 저녁 10시까지 하루에 12시간 이상 슈퍼를 운영하고 있다. 요즘에는 저녁 7시 이후에 손님이 거의 없어 일찍 닫는 편이지만 남는게 없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은 개인슈퍼에서 아르바이트생을 쓰고 나면 남는 것도 없어 가끔 가족들이 나오고 혼자 관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명 ‘망리단길(망원동+경리단길)’로 유명해진 서울 마포구 망원동 포은로길. 주민들은 최근 2년새 분위기가 많이 변했다고 입을 모았다. 세탁소·철물점·도서대여점 등이 들어섰던 조용한 거리는 트렌디한 가게들로 대체됐다. 홍익대 인근 임대료가 상승하자 젊은이들이 꾸린 가게가 합정·상수에서 망원까지 건너왔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일대, 한산한 모습 [사진=장봄이 기자]

◆'망리단길' 뜨자 임대료 상승... 서촌은 임대차 '떴다방'까지

거리가 유명해지며 몸값도 올랐다. 5년 전 망리단길에 둥지를 튼 공인중개사 이모씨는 “재건축 건물과 큰 평수 위주로 월 임대료가 50만~100만원 선까지 올랐다”며 “월세 상승에 못 버티고 떠난 상인들이 많다”고 전했다.

망원동에서 3년째 학원을 운영하는 B(36)씨는 “최근 자동 갱신했던 2년 계약서를 물리고 건물주 요청으로 1년 계약서를 다시 썼다”며 “갑질이라 생각하지만 당장 월세 안 올리는 거에 감사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이제는 경제다 시리즈]

1)한국경제 추락 조짐,이대로는 안된다

2)민주당 김태년 정책위의장 "일자리와 복지에 과감히 투자"

3)국회에서 잠자는 '규제혁신 5법'

4)野경제통 김종석 “최저임금 인상 대신 EITC로 물고기 잡는 법을”

5)시민운동 일색 靑경제참모…경제현실 직시해야

6)내각도 '삐걱' 거리는 경제팀..한 목소리 내라

7)너도 나도 "아이 안 낳는다"…고용절벽 온다

8)“10년간 저출산 해결에 127조나 투입했지만”

9)문재인표 저출산 대책, 인구절벽 못 막는다

10)기지개 켤때마다 반년씩 지나는데..일자리 터널에 갇힌 청춘

11)고용지원금으로는 해결 안 된다

12)일자리 놓고 세대간 갈등 심화

13)자영업자의 눈물..내수 위축 그대로 둘건가

14)'규제 만능주의'에 갇혀 몸살 앓는 유통산업 

15)골목상권 보호 법안...국회갔지만 ‘감감무소식’

 

B씨는 “개업 당시에만 해도 소시민들이 사는 정겹고 작은 동네였다”고 증언했다. 이어 “주변만 봐도 매매가는 안 올랐는데 월세만 올랐다고 난리”라며 “망리단길이란 단어에 웃는 건 임대 사업자뿐”이라고 언성을 높였다.

뜨는 동네의 유명세는 임차인 몫으로 돌아갔다. 최근 ‘궁중족발 사건’으로 주목받은 종로구 서촌의 상황도 비슷하다. 궁중족발 사건은 상가임대료 문제로 갈등하던 임차인이 건물주를 찾아가 망치로 폭행한 사건이다. 건물주가 요구한 월 임대료는 기존 297만원에서 4배나 올린 1200만원이었다.

부동산에 “어느 지역 임대료가 제일 높냐”고 물으면 열이면 열 ‘궁중족발 골목’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를 꼽는다. 국내 주요 관광지인 경복궁과 붙어있어 한복 차림의 내국인 여행객은 물론 히잡을 쓴 외국인들까지 끊이질 않는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인중개사는 “유동인구가 많으니 월세가 비싸다”며 “돈이 되니 외부에서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소)식으로 임대차 물량을 들고 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 시민들 모습(참고사진) 2018.05 leehs@newspim.com

 

 ◆"근무시간 단축? 다른 세상 얘기예요"…'3중고' 직면한 자영업자

자영업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자영업자들의 '3중고(苦)' 역시 지속되고 있다. 올 초부터 인건비 인상에 대한 부담이 커진데다, 임대료·물가 인상이 수익성 악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근무시간 단축과도 거리가 멀어 노동환경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오히려 사무실이 밀집한 지역에 자영업자들은 저녁 손님이 줄어들까 우려하고 있다.

광화문에서 국밥집을 운영하는 60대 C씨는 "몇 달 전에 직원 1명이 그만뒀지만, 새로 직원을 뽑지 않고 가족들과 관리하고 있다"면서 "최저임금이 올랐으니 당연히 직원들 임금도 올랐다. 망설이다가 일손이 넉넉하지 않지만 직원은 두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주변에 문을 일찍 닫는 점포가 생기거나, 폐점하는 곳이 늘다보니 자영업자의 고민은 더 깊어 보였다. 광화문 역세권에 3층짜리 카페가 있던 빌딩에는 반 년째 '임대'만 붙어 있었다. 지난해 말 카페가 나간 이후에 여전히 공실 상태다.

커피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역세권이라 손님이 적은 편은 아닌데 임대료가 너무 올라서 감당할 수 없다"면서 "대형 프랜차이즈 매장이 나간 자리에 결국 다른 프랜차이즈가 들어와도 오래 버티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매출의 25%가 임차료... 자영업자들 "돈 벌기 어려운 구조"

일각에선 고정비용 중 임차료 비중이 높은 구조적 문제를 지적한다. 제주도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던 김모(30)씨는 “1년 매출이 거의 1억이었다면 매달 임차료만 210만원 수준이 나갔다”며 “생활비까지 내고 나면 숨만 쉬고 갚아 왔다”고 말했다. 매출의 4분의 1이 월세로 나간 셈이다.

김씨가 2년 반 동안 떠안은 빚은 1억 원까지 불어났다. 김씨는 “고정비용 때문에 돈을 벌 수 없는 구조”라며 “자영업은 불지옥”이란 말을 남기며 지난 5월 사업을 정리했다.

국세청이 발간한 ‘2016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하루 평균 3000명의 자영업자가 창업하고, 2000명의 자영업자가 폐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소상공인의 10명 중 4명이 1년 내로 문을 닫고, 5년 내 폐업률은 72.7%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1월 한국은행에서 발간한 ‘국내 자영업의 폐업률 결정요인 분석’ 결과를 보면 임대료도 폐업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임대료가 한 단위 상승하면 폐업 위험도는 1.5% 정도 증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지역의 소규모 상가 임대료(3.3㎡당)는 2015년 3분기 15만3700원에서 지난해 3분기 17만3000원으로 2년 새 12.6% 올랐다.

이근재 소상공인연합회 부회장은 "우리나라 임대료는 적정수준이 없다"며 "법적으로 상가임대차 보호법도 5년 만기라 그 이후 임대료는 완전 건물주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까운 일본만 봐도 임대료를 올리려면 세입자와 합의를 봐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일방적"이라고 지적했다. 

◆ "가격 인상에 손님 항의도 거세"… 서비스업종, 마이너스 성장세

인천에서 4년째 편의점을 운영하는 C씨(46)는 "비어있던 옆 매장에 최근 아이스크림 가게가 들어와 당혹스러웠다"면서 "여름 성수기가 시작됐는데 하필 먹거리 가게가 바로 들어와서 가격 경쟁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매출을 유지할 수가 없어 가격을 또 올리면 올리는대로 손님들 항의가 만만치 않다"며 "24시간 운영을 하다보니 아르바이트생 1명을 고용하고 있지만 순수익보다 인건비가 더 나가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C씨는 내년 최저임금이 더 오를까 벌써부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는 "주변 점주들도 모이면 최저임금 얘기만 한다"면서 "인상되면 알바생은 도저히 쓸수가 없어 야간 운영을 접거나 폐업을 고민하겠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덧붙였다.

◆ 서비스업 역성장… "대기업 상생, 정부 역할 요구돼"

서비스업종 생산지수는 지난 해부터 마이너스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5월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도소매업과 숙박 음식점업·여가 서비스업 등과 관련한 서비스업종 생산지수는 올 1분기 -3.2%를 기록했다. 2016년 최대 약 5% 성장을 보인 이후 마이너스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5인 미만 사업장의 취업자 수는 988만7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만8000명 감소했다. 5인 미만 사업장은 대부분 영세 자영업자가 운영하는 곳이다. 인건비나 폐점 등 사유로 아르바이트생을 포함한 젊은층 채용이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내 자영업자 수가 매년 증가하면서 심각하게 포화된 상태"라면서 "자영업 생태계를 살리기 위해서는 젊은층에도 창업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한번 실패한 자영업자들이 다시 한 번 재기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 교수는 이어 "이미 포화상태인 자영업에 무조건적인 지원보다는 청년층·폐업자 등 특정 계층을 대상으로 구체적인 지원에 나서는 프로젝트가 필요하다"면서 "결국 상생을 외치고 있는 대기업이나 정부의 역할이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bom224@newspim.com

zuni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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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성과급 400%+1270만원' 잠정합의 [서울=뉴스핌] 이찬우 기자 = 현대자동차 노사가 장기간 이어진 교섭과 파업 끝에 올해 임금교섭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노사는 피지컬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등 미래 기술 도입에 공동 대응하고, 2028년까지 기술직 500명을 신규 채용하기로 했다. 현대자동차 노사 관계자들이 지난 6월 18일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2025년 임금 및 단체협상 교섭 상견례를 했다. [사진=현대차] 현대차 노사는 25일 울산공장 본관 동행룸에서 열린 16차 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최영일 현대차 대표이사와 이종철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장 등 노사 교섭대표가 참석했다. 상견례 이후 111일 만이다. 올해 교섭은 7월 이후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서 장기간 진통을 겪었다. 파업에 따른 차량 생산 차질과 직원 임금 손실이 발생했고, 부품 협력사의 경영 부담도 커졌다. 노사는 추가 피해를 막고 하반기 생산과 신차 출시 일정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데 공감해 잠정합의에 이르렀다. 파업 여파를 조속히 수습하고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데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이번 합의에는 임금과 근로조건뿐 아니라 미래 산업 전환에 관한 내용도 포함됐다. 노사는 피지컬 AI와 로보틱스 등 미래 기술 도입이 기업 경쟁력 확보에 필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이에 따라 회사는 신사업과 신기술 추진 경과를 노조와 투명하게 공유하고, 노사는 미래 산업 전환 과정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변화 대응력과 생산성, 제조 경쟁력 향상을 위한 제도 개선 방안도 논의한다. 기술직 신규 채용도 진행한다. 노사는 2027년 하반기 핵심 직무를 중심으로 기술직 200명을 채용하고, 2028년에는 300명을 추가로 뽑기로 했다. 현대차는 국내 공장 재편에 따라 기존 1공장과 42라인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른 대규모 인력 배치 전환이 예정돼 있지만, 노사는 고용 창출이라는 사회적 책임을 고려해 신규 채용에 합의했다. 임금과 성과급은 기본급 10만원 인상과 경영성과금 400%+1270만원, 현대차 주식 15주, 해시포인트 50만원 지급 등으로 구성됐다. 기본급 인상분에는 호봉승급분이 포함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장기간의 교섭 진통과 파업으로 주주와 고객, 부품 협력사 등 이해관계자들에게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며 "하반기 생산과 신차 출시에 총력을 다해 고객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chanw@newspim.com 2026-08-25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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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 희소성 쇼크 몰려온다 *자금 풍요의 시대가 저물고 자금쟁탈의 시대가 도래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 자금을 공급하던 주체들의 돈줄기는 저마다의 사정으로 가늘어지고 있다. 그 반대편에선 천문학적 부채를 안고 있는 주요국 정부들의 재정 차입 수요와 인공지능(AI) 기술혁명의 물결에 올라타려는 기업들의 투자 붐으로, 민·관의 자금조달이 봇물을 이룬다. 인플레이션 유령을 떨치지 못한 중앙은행들은 참전을 꺼리고 있다. 다음 ①~⑤편에서는 '과잉저축 시대'의 종언과 '대(大)차입 시대로 전환'을 불러온 동인과 이것이 자산시장에 갖는 함의를 짚어본다. ⑥~⑨편은 미래 매출과 수익을 담보로 자금조달 각축전을 벌이는 AI업계의 최근 동향과 이들의 부채 폭식이 초래할 금융 측면의 위험, 그 위험 너머의 기회를 살피기로 한다. [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저축 과잉(Saving Glut)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자본 희소성(Capital Scarcity)의 시대가 본격화됐다. 골드만 삭스를 포함한 월가의 공룡 투자은행(IB)은 기업부터 정부까지 자금 수요가 폭증하는 반면 돈줄이 말라 들어가면서 기간 프리미엄의 구조적 상승과 채권 자경단의 빈번한 출몰이 뉴 노멀로 자리잡기 시작했다는 데 한 목소리를 낸다. 중국의 과잉 저축과 IT 대기업의 자금력, 여기에 일본의 초저금리가 미국 정부의 국채 발행 물량을 흡수하면서 금리를 누르고 자산시장의 버블을 부추겼던 패턴이 깨졌다는 얘기다. 무위험 자산으로 통했던 미국 국채의 리스크 프리미엄이 상승하면서 자본 효율성이 낮은 기업이나 부채 규모가 큰 정부가 시장의 냉정한 심판에 직면하게 됐고, 저금리를 지렛대 삼은 자산 버블을 뒤로 하고 높은 레벨의 자본 비용을 전제로 한 새로운 투자 방정식이 자리잡고 있다는 데 월가 구루는 공감대를 형성한다. 골드만 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인공지능(AI) 레버리지 청산과 미 국채 금리 급등, 호르무즈 해협 분쟁 등 2026년 여름 글로벌 금융시장을 흔든 세 가지 변수가 일회성 악재로 보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지난 20여년간 지속된 과잉 저축 시대가 끝나고 자본 희소성의 시대가 열렸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경고음이라는 얘기다. AI 레버리지 투자로 고수익률을 올렸던 헤지펀드가 7월 반도체 지수 폭락으로 160억달러 규모의 포지션을 시타델(Citadel)에 전량 매각한 사실이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6차례 금리 인하에도 30년물 국채 수익률이 5.27%까지 뛴 점, 그리고 미국-이란 갈등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락을 반복하는 가운데 미국 전략석유비축(SPR) 규모가 40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은 20년간 저금리를 떠받쳤던 대전제가 무너진 데 따른 결과라는 얘기다. 저축 과잉 시대 종료와 자본 희소성 시대 개막 [AI 일러스트=황숙혜 기자] 해외 중앙은행의 미국 국채 보유 비중이 34% 선에서 24% 아래로 떨어진 것은 자금 공급의 축소를 의미하고, 연간 8000억달러 이상 AI 인프라 구축과 리쇼어링, 각국 방위비 증액, 여기에 국채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수요까지 자금 수요는 폭발적이다. 자금시장의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자본의 가격에 해당하는 실질 금리, 즉 기간 프리미엄이 구조적인 상승세로 고착화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골드만 삭스는 경고한다. 뿐만 아니라 주식시장과 국채시장, 원유시장의 유동성이 동시에 막히는 이른바 '유동성 트리플 킬(Liquidity Triple-Kill)로 인해 변동성 상승이 일상화되는 '고변동성 사이클(High Volatility Cycle)에 진입했다고 보고서는 판단한다. 골드만 삭스가 제시한 '유동성 트리플 킬'은 주식과 채권, 원유를 포함한 실물 자산 시장의 유동성이 한 시점에 동시에 막히면서 서로 악순환을 일으키는 유동성 경색을 의미한다. 실제로 높은 레버리지를 일으켜 AI 테마에 베팅했던 헤지펀드가 지수 폭락으로 담보 부족에 시달리게 되자 무차별 매도를 강행, 주가 하락과 강제 청산, 추가 급락의 악순환을 일으켰다. 채권시장에서는 미국 정부가 연간 1조달러를 웃도는 이자 비용과 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해 매달 천문학적인 규모의 국채를 발행하지만 해외 중앙은행과 연기금의 매수는 위축되는 실정이다. 미 재무부가 시장에서 막대한 현금을 흡수하면서 빅테크를 포함한 기업들 자금줄이 바닥을 드러냈고, 장기물을 중심으로 금리 역주행이 벌어졌다. 설상가상, 호르무즈 해협 차단으로 유가 폭등과 인플레이션을 막아주던 미국 전략비축유가 40년래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유가 변동성을 완충해 줄 실물 유동성 버퍼도 거의 소멸했다. 골드만 삭스는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4% 아래로 복귀할 수 있을지 여부는 연준의 손을 벗어난 문제라고 주장한다. 원유시장만 보더라도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 프리미엄이 일회성 충격에서 지속적인 할인 요인으로 전환했고, 원유 변동성지수(OVX)와 뉴욕증시의 공포지수(VIX) 간의 거대한 격차가 단기간에 줄어들기 어렵다는 얘기다. 2026년 여름을 기점으로 금융시장이 마침내 자본 희소성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프리미엄을 지불하기 시작했고, AI 레버리지 청산과 미 국채 금리 급등, 호르무즈 분쟁이라는 세 가지 힘은 거대한 서사의 세 가지 단면일 뿐 이면에 깔린 구조적 동인들은 이제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고 골드만 삭스는 강조한다. 미국 30년물 국채 수익률 [자료=블룸버그] 저금리와 저물가, 풍부한 유동성이라는 과거의 공식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고, 장기 국채를 중심으로 고금리 고착화와 자본 조달 비용 상승으로 인한 기업 양극화, 채권 자경단의 지배력 강화, 자산시장 변동성의 일상화가 새로운 메커니즘으로 등장했다는 것. 월가의 황제로 통하는 제이미 다이먼 JP 모간 최고경영자(CEO)의 경고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지난 5월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월가가 과잉 저축의 시대를 뒤로 하고 자본 희소성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 [자료=블룸버그] 저축 부족과 대출 수요 폭발로 시장 금리가 예상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는 것. 그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정부의 브레이크 없는 국채 발행과 이자 부담, 공급망 재편과 친환경 전환에 들어가는 거대한 인프라 자금, AI 및 국방비 지출 급증 등 세 가지를 '자금 폭식'의 주요인으로 꼽았다. 미국 30년물 국채 수익률이 5.27%까지 오르며 2007년 이후 19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2년물 수익률도 상승 흐름을 지속, 시장이 정부의 재정 적자와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적극 반영하는 가운데 다이먼은 기업 신용 시장에 닥칠 '이중 고통'을 경고했다. 국채시장 뿐 아니라 회사채와 신용시장도 충격을 피하기 어렵다는 것. 국채 금리 상승으로 인해 모든 회사채의 이자율 벤치마크가 올랐고, 기업 부도 위험 재평가로 스프레드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막대한 부채를 짊어진 기업들이 만기 연장에 나서면서 과거보다 높은 이자 비용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기업 신용 리스크가 본격적으로 누적, 차환 대란이 터질 수도 있다고 그는 말한다. 이 밖에 월가의 여러 전문가들도 흡사한 의견을 제시했다. 씨티그룹의 매크로 전략가 짐 맥코믹은 보고서에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산되면서 채권 트레이더들이 30년물 수익률의 핵심 목표치로 5.5%를 겨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TS 롬바드의 스티븐 블리츠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미국 10년물 수익률이 6%까지 치솟을 수 있다"며 "국채 장기 약세장이 이제 시작"이라고 경고했다. 재정 적자와 인플레이션, 그리고 차환 압박이 누적되는 가운데 고금리 장기화(higher for longer)가 고착되면서 채권과 신용시장이 앞으로 보다 가혹한 시험대를 직면하게 될 가능성에 월가는 무게를 둔다. 시장 전문가들은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이 종료되고 자본 희소성과 고금리가 정착되는 새로운 국면에서는 과거처럼 연준의 금리 인하만 바라보고 주가 밸류에이션이 상승하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AI 레버리지 청산에서 보듯 악재가 터지거나 유동성 경색이 발생할 때 시장을 받쳐줄 '무제한 자금'이 실종됐고, 증시 전반의 변동성 상승과 재무 건전성에 따른 기업들의 극단적 양극화가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기대와 소문에 기대 오르는 주식보다 잉여현금흐름(FCF)과 실적이 우량한 종목으로 투자 영역을 좁히고, 인컴 및 현금성 자산의 비중을 늘리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shhwang@newspim.com 2026-08-25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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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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