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은 박세진 상무 인사에 불만...박삼구 " 작은 회사에서 경영공부"
[서울=뉴스핌] 조아영 기자 = "(박세진) 상무가 직접 아버지 안아드리고 노래 불러라."
이른바 '노 밀(No meal)' 사태로 논란이 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승객들은 물론 직원들의 불만도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최근 박삼구 아시아나항공 회장의 딸인 세진씨가 금호리조트에 임원(상무)급으로 입사한 것에 대한 불만도 높다.
9일 항공업계와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이 모인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는 "누구 딸이 상무될 때 동갑내기 내 조카는 고기집 아르바이트", "뼈 빠지게 일해도 대리인데 딸은 바로 상무로 임명", "딸 낙하산 임원 인사 철회하라" 등의 불만이 봇불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한 직원은 최근 박 회장에 대한 '찬양가' 동영상이 공개된 것을 빗대 "상무가 직접 아버지 안아드리고, 노래불러라"고 비판했다.
"대한민국 대기업에서 상무가 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이냐. 입사조차도 힘들다." 지난 6일 아시아나항공 경영진 교체를 요구하는 촛불집회에 만난 한 직원은 박세진 상무의 금호리조트 입사를 비판하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윤청 기자 =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열린 '아시아나항공 No Meal(노 밀) 사태 책임 경영진 규탄 문화제'에서 아시아나항공 승무원 등 직원들이 박삼구 회장에게 책임을 물으며 경영진 교체를 촉구하고 있다. 2018.07.06 deepblue@newspim.com |
박 회장이 나서 지난 4일 기자회견에서 박 상무의 입사에 대해 "금호리조트는 그룹으로 보면 아주 작은 회사고 중요도도 적다"며 "거기서 훈련을 하고 인생공부, 사회공부, 경영공부도 하는 게 낫지 않느냐고 생각을 했다"고 해명했지만 오히려 논란은 커지는 형국이다.
금호아시아나에 따르면, 박 상무는 결혼 후 전업주부로 생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 관련 경험이 없는 그가 총수 일가라는 이유로 상무로 바로 입사한 것은 전형적인 '낙하산 인사'라는 지적이다.
박세진 금호리조트 상무 [사진=금호아시아나그룹] |
박 상무는 이화여대 소비자인간발달학과를 졸업한 뒤, 요리·호텔경영 전문학교인 르코르동블루 도쿄를 거쳐 르코르동블루 런던을 졸업했다. 이후 일본 도쿄관광전문학교와 핫토리영양전문학교를 졸업하고 일본 상지대학교 대학원에서 글로벌사회전공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측은 "박 상무의 호텔경영, 조리, 요식업에 대한 전문지식이 금호리조트의 전체적인 서비스 품질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상무는 르코르동블루 조리자격증과 일본 국가조리사자격증을 갖고 있지만 실무 경험은 지난 2002년부터 2005년까지 4년간 일본 아나(ANA) 호텔 도쿄에서 근무한 게 전부다. 요리를 공부한 총수 자녀가 리조트 경영 업무를 맡게 된 셈이다.
1989년 설립된 금호리조트는 종합관광과 휴양업, 건설업, 여행업, 콘도미니엄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경기도 용인의 아시아나CC(골프장),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포인트 호텔&골프리조트, 설악·화순·통영·제주리조트, 아산스파비스 등 사업장 7곳을 운영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자산총액은 5222억원이고 매출은 863억원, 영업이익은 47억원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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