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수지 흑자, 유럽 전체 나타난 현상"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독일의 대규모 무역수지 흑자가 자국 경제에 큰 문제가 되고 있다고 독일 민간경제 연구소 이포(Ifo)가 진단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포 센터의 가브리엘 펠베르마이르 책임자는 4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무역수지 흑자가) 미국 뿐만 아니라 유럽연합(EU) 등 다른 교역 상대국들과의 관계에서도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독일의) 무역수지 흑자는 독(toxic)이 되고 있다"며 "독일 내에서도 무역수지 흑자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다. 무역수지 흑자는 자산보다는 부채가 돼 가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이 수출 중심 제조업 경제를 통해 무역수지 흑자를 쌓은 것은 이전부터 비판의 대상이었다. 무역수지 흑자가 보호무역주의를 조장하고 다른 국가들의 경제적 문제를 악화시키는 것으로 인식됐기 때문이다.
독일 연방통계청(Federal Statistical Office)에 따르면 독일의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작년에 3009억달러로 감소하면서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독일은 미국에 대해 640억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작년 트위터에서 이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독일에 대해 대규모 무역 적자를 내고 있다"며 "독일은 나토와 방위비에서도 원래 해야 하는 것보다 더 비용을 적게 분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에는 매우 안 좋은 일이다"며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전문가들은 무역수지 흑자가 독일 뿐만 아니라 유럽 전체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영국 최대의 부동산 펀드 운용사 M&G의 에릭 로너간 매크로 펀드매니저는 "(무역수지 흑자에 대해서는) 독일 뿐만 아니라 중부·동부 유럽 등도 해당된다"며 "헝가리, 폴란드, 체코는 이전에 대규모 경상수지 적자를 냈지만 이제는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탈리아와 같은 유럽 주변국도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를 내고 있다"며 "온 유럽이 독일화(Germanification)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온 유럽에서 무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재정정책을 실시하는 것이 어떠한가?"며 "법인세를 인하하고 개인 세금을 낮춰서 내수(domestic demand)를 부양하는 것이다. 독일이 이를 주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