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호퍼, CSU 대표직·내무장관직 사임 의사 철회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당(CDU)이 2일(현지시간) 기독사회당(CSU)의 호르스트 제호퍼 대표와 이민 문제에 대해 합의했다. 이에 따라 분열 위기에 놓였던 독일 대연정 갈등이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로이터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이날 제호퍼 내무장관은 5시간에 걸친 회담이 끝난 후 베를린에 위치한 CDU 본부에서 나오면서 기자들에게 "CDU와 집중적인 협의를 하고 오스트리아 국경에서 불법 이민을 막는 방법에 대해 합의했다"고 말했다. 또 CSU 대표직과 장관직을 유지하겠다고 알렸다.
전날 제호퍼 대표는 CSU의 이민정책이 수용되지 않는다면 장관과 당 대표에서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주 EU 정상회의에서 메르켈 총리가 도출한 합의에도 불구하고 국경에서 이민자를 되돌려 보내는 방안 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는 강경한 태도를 고수한 것이다. 이에 대연정의 한 축을 이루는 CSU가 이탈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메르켈 정부가 위기에 몰렸다는 진단이 나왔다.
CDU와 제호퍼 대표는 독일 정부가 다른 유럽연합(EU) 국가에 망명 신청한 난민을 송환하기 위해 이 국가와 양자 협상을 하는 동안 독일-오스트리아 국경에 위치한 통과 센터(transit centres)에 수용하기로 합의했다. 여기에 수용된 이민자는 이민 목적으로 독일에 있는 것으로 간주되지 않아 쉽게 추방될 수 있다.
이런 타협안을 통해 제호퍼 장관은 더 엄격한 이민 정책을 관철했다고 말할 수 있으며 메르켈 총리는 EU 규정을 준수했다고 주장할 수 있게 됐다. 메르켈 총리는 기자들에게 "EU의 동반자 정신이 유지되는 동시에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중요한 조치가 취해졌다"고 말했다.
이로써 메르켈 총리는 대연정 붕괴 위험을 피하게 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지난 12년 6개월 동안 유럽 정치를 지배했던 메르켈 총리는 크게 위축된 듯 보여 앞으로 남은 임기를 채울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지난해 9월 선거를 통해 의회에 진출한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반(反)난민 정서를 등에 업고 독일에서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호르스트 제호퍼 독일 내무장관 [사진= 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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