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 편입 비중 줄이거나 숏 포지션 등 대응
"하반기 반도체 긍정적"…"롱바이어스 펀드 회복될 것"
[편집자] 이 기사는 7월 2일 오후 1시41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서울=뉴스핌] 김형락 기자 = 변동성이 커진 증시에서 매수(롱) 포지션에 집중하는 펀드매니저들이 방어 전략을 고심중이다. 상당수는 종목 편입 비중을 줄이거나 주식 차입매도(숏) 포지션으로 대응하기도 한다. 일부는 자산 배분을 해외로 다변화하고 롱숏 펀드 출시도 준비한다. 또 하반기 주가 반등을 내다보며 매수 전략을 유지해 롱바이어스(Long-bias) 펀드의 위상 회복하겠다는 운용사도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롱 포지션 위주의 자산운용사들이 리스크 관리에 돌입했다.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국내 증시에서 수익을 내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코스피 지수는 최근 한 달 간 4% 가량 빠졌고, 코스닥지수는 6.98% 떨어졌다.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국내주식형 펀드 1개월 수익률은 -6.88%다. 미중 무역분쟁, 미국 금리 인상 등에 따라 증시가 휘청이며 주식형 펀드 수익률도 마이너스로 급락세다.
롱바이어스 펀드는 주식 매수 포지션 비중이 높은 펀드다. 강세장에서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는 전략이지만 약세장에선 방어가 어렵다. 반면 롱숏은 하락장에서 각광받는다. 특정업종 내 복수의 종목에 대해 주식 매수포지션(롱)과 주식 차입매도(숏) 포지션을 각각 보유해 주가가 상승할 때 뿐만 아니라 하락할 때에도 수익 기대가 가능하기 때문.
펀드 매니저들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인 2300~2350포인트를 코스피 지수 하단으로 내다봤다. 지수 하단에서 변동성 큰 장이 한 번 더 올 것으로 예상하는 매니저들은 적극적으로 헤지전략을 펴고 있다.
롱 온리 펀드를 주로 운용하는 A 운용사는 하반기 변동성 주식시장에 대응하는 롱숏 펀드를 추가로 내놓을 예정이다. 국내 투자만으론 약세장에 대응하기 힘들다는 판단에 글로벌 자산을 편입하는 펀드도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롱 어드바이스드 펀드를 주로 운용하는 B 운용사는 종목 편입 비중을 줄이는 방어전략을 세웠다. 다만 기본적인 포트폴리오 구성 전략은 하락보다 반등에 맞췄다. B 운용사 펀드 매니저는 "현재 지수 하락보다 일부 중소형 종목의 변동성 확대가 힘든 상황"이라며 "종목 비중을 축소하며 위험을 관리하되 시장이 상승하면 다시 편입하는 전략을 쓰겠다"고 말했다.
하반기 시장 전망을 바꾸지 않고 포트폴리오 전략을 짜는 운용사도 있다. 펀드 매니저들은 반도체 업종을 하반기 유망 업종으로 꼽았다. 4차 산업혁명 흐름이 반도체 수요를 견인하고 세계 시장에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과점적 시장 지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반도체 호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기업들의 주가 회복과 더불어 시장이 하반기에 다시 상승 모드로 전환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C 사모 운용사 관계자는 "큰 비중은 아니지만 시장 상황에 맞춰 숏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며 "무역분쟁과 같은 외부 변수에 따라 펀드 전략을 탄력적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다면 종목 편입비를 줄이는 보수적인 전략을 펴겠지만 반도체 업황에 집중한 포트폴리오는 유지할 방침이다.
롱 바이어스 전략을 유지하는 곳도 있다. D 사모 운용사 대표는 "시장 지수가 빠진다고 모든 종목의 주가가 떨어지는 건 아니다"며 "롱 바이어스 펀드는 기회가 되는 섹터의 기업군으로 포트폴리오를 변경해 리스크를 관리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주식 시장이 주가수익비율(PER) 10배 미만, PBR 1배 미만으로 떨어진 과매도 구간에 와있기 때문에 주식을 매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게 유효하다"며 "지금 지수 수준이라면 앞으로 롱 바이어스 펀드가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 매력이 떨어진 기업들의 주가 워낙 많이 내려와 있어 기업 가치가 커지는 기업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롱 바이어스 펀드들이 하반기 수익률을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E 자산운용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중 무역분쟁처럼 정치 이슈에 증시가 휘둘릴 때 한 두 달 전에 좋은 펀드가 앞으로도 좋다고 말하기 어렵다"며 "스타일이 일관성 있는 펀드가 좋은 펀드"라고 말했다. 시장 상황에 따른 수익률로만 펀드를 평가해선 안 된다고도 조언했다. 그는 "현재 30%의 수익률을 낸 펀드가 앞으로 꾸준히 이익을 낼 지 알 수 없다"며 "시장 상황에 우연히 잘 맞아 떨어진 건지 일관된 전략을 가지고 달성한 수익률 인지를 따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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