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불필요한 예산 소모 막자는 취지"
전문가 "北 상응 조치도 있어야"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국방부가 비무장지대(DMZ) 인근 군부대시설의 신축공사 일정을 전면 보류했다.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 이후 조성된 ‘남북 평화무드’가 반영된 조치라는 분석과 함께 우리군이 ‘저자세’를 취하는 게 아니냔 지적도 나온다.
국방부 관계자는 1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DMZ 기준 5~10㎞ 거리에 있는 최전방 부대들이 대상”이라며 “올 하반기에 계약하거나 내년에 시작할 공사를 두고 잠정적으로 지켜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지금 계약을 하게 되면 해당 건물은 2~3년 후에 완공되게 된다”며 “그때쯤 되면 그것이 정말 쓸모가 있을지 없을지에 대한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불필요하게 예산이 소모되는 것을 막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남북 상황에 그 지역을 평화지대화 하자고도 했다”면서 “다만 이번 조치는 전투력을 유지하는 것과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사진공동취재단] 8·15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논의하기 위해 방북하는 남북 적십자회담 남측 대표단을 태운 버스가 지난달 22일 오전 동해선 육로 비무장지대를 통과해 금강산으로 향하고 있다. 2018.6.22 |
군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에 잠정 보류된 공사에는 군 시설을 비롯해 병영생활관 신축 사업 등이 포함됐다.
지난달 27일 남북 정상 간 합의한 판문점 선언 2조 1항에는 “앞으로 DMZ를 실질적인 평화지대로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고 명시됐다. 또한 3조 2항에는 “남과 북은 군사적 긴장이 해소되고 서로의 군사적 신뢰가 실질적으로 구축되는 데 따라 단계적으로 군축을 실현해 나가기로 했다”고도 돼 있다.
현재 판문점 선언 이행의 일환으로 북한 장사정포 후방배치와 DMZ 인근 부대 상호 후방배치 등이 논의될 것이라는 관측도 존재한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전향적’인 조치를 보여주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 군이 ‘저자세’를 취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는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신축공사는 국방개혁으로 병력이 줄어드는 상황을 감안, 병력 재배치에 따라 막사를 새로 짓는 것”이라며 “현재 북한의 선제적 조치가 없는 상황에서 우리가 먼저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이 맞는지 의문이 든다. (남북이) 서로 협의해 함께 상응한 조처를 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