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광장 ANDA 칼럼

속보

더보기

[ANDA 칼럼] 내 이름은 '고수'

기사입력 : 2018년06월29일 11:02

최종수정 : 2018년06월30일 00:55

[서울=뉴스핌] 홍승훈 증권부장 = #. 나는 고수다. 적어도 투자시장에선 그렇다. 국내외 기관에서 주식, 채권 등 수조원 펀드를 운용한 경험, 그러면서도 상당기간 상위 30% 이내의 꾸준한 수익률, 나이가 들어서도 해외주식과 부동산 등 대체투자 영역에 뛰어들어 거둔 성과 영향이리라.

나 역시 한때는 욕심을 내다 큰 손실로 고객들 돈을 크게 잃기도 했다. 하지만 큰 위기를 수차례 넘기며 운용 스타일은 점차 안정화됐다. 항시 의문을 품었고 역발상을 즐겼다. 버려야할 건 과감히 버리고 아플수록 복기했다. 꿈보단 현실을 잊지 않았고, 더 멀리 보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했다. 그렇게 난 오래된 와인처럼 숙성됐고 어지간한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는 고수가 됐다.

몸값도 꽤 높아졌다. 성과급을 더하면 국내에선 남부럽지 않은 연봉 수준이다. 투자에는 은퇴가 없으니 정신만 또렷하면 앞으로 20년도 너끈할 듯싶다. 젊고 똘똘한 후배들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지만 길게 놓고 보면 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

#. 고수를 알아본 걸까. 올해 초 비공식 루트로 제안을 받았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 자리다. 풍부한 운용 경험, 글로벌 시각, 일관된 투자철학, 조직 리더십. 여러 면에서 내가 적격자란다. 세계 3대 연기금의 기금운용 수장. 600조원 넘는 기금운용의 최종 결정권자. 전화 한통에 글로벌 유수의 금융회사 CEO들을 부를 수 있는 막강 권력. 혹할 만했다.

장수가 전쟁에서 이겨 나라를 구하듯 투자에서 이겨 국부를 늘릴 수 있는 전략가야말로 이 시대에 진정 필요한 이가 아닌가. 1800만 국민이 매달 적게는 몇만원에서 수십만원씩 내서 쌓은 수백조원 기금을 내 오랜 경험과 재능을 살려 잘 운용해 국부를 늘린다면 이보다 더 보람있는 일이 있을까. 날 배신했던 과거 지인들 얼굴도 잠시 스쳐간다. 비공식 제안을 전후한 주변 지인들의 권유도 나를 흔들었다.

하지만 접었다. 항상 그래왔듯 어차피 정해두고 치러지는 공모과정에서 들러리가 되기 싫었다.

#. 반년후. 엊그제 결국 국민연금은 CIO 재공모를 결정했다. 16명에서 8명으로, 다시 3명으로 압축됐던 차기 CIO 후보군에 '적격자'가 없단다. 공모 초기 출중한 인재들이 많이 지원해줘 고맙다고 한 국민연금 이사장의 말은 석달여만에 돌변했다. 듣기로는 유력후보로 거론됐던 이의 능력과 인품, 평판이 상당히 괜찮아 다행이다 싶었는데 낙마했다. 세간에선 국적, 해외자산 등의 문제로 검증을 통과하지 못했다는데 진짜 이유는 아닐 것이다. 현 정부와 코드가 맞지 않았던 탓이다. 때때로 필요한 정무적 감각, 정권 입맞에 맞는 의사결정을 하리란 신뢰가 부족했을 것이다.

지금이 얼마나 중요한 때인가.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가 주주권 행사 지침) 시행이 임박해 있다. 국민연금이 지분 5% 이상을 갖고 있는 재벌 등 상장기업만 300여개. 1,2대주주로 올라서 있는 기업도 꽤 된다. 재벌개혁에 속도를 더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무기가 생길 판에 코드 불일치 인사를 기금운용 수장에 앉히기 싫었을 것이다. 99년 기금운용본부 설립이래 정치가 개입하지 않았던 인사가 없었던 것도 팩트다.

#. 1년 공백인 국민연금 CIO 자리. 그 부재의 존재감은 언제 드러날까. 지금까진 운이 좋았다. 최근 1년여 큰 파동이 없었지만 파도가 치기 시작하면 다르다. 투자는 따라가는 행위가 아니다. 선제적인 대응이 핵심이다. 글로벌 투자시장 변동성이 최근 확대되고 있다. 이제 첫발을 뗀 남북, 북미 관계회복, 미국 금리인상에 더해 트럼프발 통상 분쟁은 글로벌 무역전쟁으로 번질 조짐이 있다. 수출 중심의 한국 경제엔 무역전쟁보다 큰 악재는 없다. 당장 올 상반기 기금운용 수익률이 뒤쳐지기 시작했다. 인력 이탈이 이어지고 우수 인력 선발은 지체된다. 어느때보다 선장의 역할이 긴요한 시점이 왔다.

국민연금의 기금은 623조원. 4년뒤인 2022년 1000조원에 달한다. 기금의 40% 가량은 해외자산이 차지할 것이다. 30~40년 사회생활을 하며 매달 꼬박꼬박 넣어온 국민들에 배신감을 주지 않으려면 최고 전문가를 CIO에 앉혀야 한다. 정권 코드 찾아 헤맬 시간이 없다. 누구 말마따나 국민연금 기금이 잘못되면 이사장이나 CIO 옷벗는데서 끝나지 않는다. 정권이 바뀌고 나라가 위태로와질 수 있다.

#. 이제는 정신 바짝 차리자. 해외 MBA 나와 금융회사에서 몇년 일하면 받을 수 있는 연봉 수준, 국회, 감사원, 장관, 검찰이 부르면 곧장 달려가 고개 조아려야 하는 현실, 잘해서 2~3년하다 끝나면 마주치는 취업제한 3년, 디테일한 투자판단에 대해서도 지적질을 해대는 무식한 주변인들. 이런 것도 문제긴 하나 시간을 두고 개선해도 된다.

무엇보다 기금운용본부의 독립성을 확보하고, 자산배분과 기금운용을 잘 할 수 있는 고수를 뽑는데 모든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 정치적 판단이나 코드 불일치를 합리화하기 위한 흠집 찾기에 매달리는 것도 그만두자. 국민연금 CIO에게 정치적 판단, 정무적 감각이 얼마나 위험한 지는 이미 수차례 봐오지 않았나. 

한 치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최고 전문가들이 피말리는 경쟁을 하는 곳이 바로 이 곳이다. 이번 재공모가 부디 정치가 경제를 망치는 대표적인 케이스가 되지 않길 빈다. 그리 된다면 나 역시 몇번이라도 공모 들러리를 설 수 있다.

deerbear@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뉴스핌 K컬처 플랫폼 'K·SPOT' 론칭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이 K컬처 전문 글로벌 플랫폼 'K·SPOT' 유튜브 채널(https://www.youtube.com/@K%C2%B7SPOT_newspim)을 17일 공식 론칭했다. 'K·SPOT(@K·SPOT_newspim)'은 한국의 생생한 K컬처 현장을 전 세계에 전하는 K컬처 글로벌 플랫폼으로 영어·중국어·일본어 등 다국어 자막 서비스를 통해 글로벌 소통력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This is K·SPOT – where K-culture comes alive.'라는 슬로건 아래, KPOP, K드라마, K라이프 등 한국 대중문화(K컬처) 전반을 조명한다. 특히, 전 세계의 언어 장벽을 허무는 다국어 자막 시스템을 기반으로 글로벌 팬층과의 연결을 강화했으며, 영어, 중국어, 일본어 지원과 함께 추후 스페인어, 힌디어 등 주요 언어로 확장할 예정이다. 채널명 'K·SPOT'은 한국(K) 문화의 중심 '스팟'을 의미하며, K컬처가 살아 숨 쉬는 현장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춘다는 의미를 담았다. K-컬처를 실시간으로 소비하는 글로벌 팬들과 그 현장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콘텐츠 소비의 지리적·언어적 경계를 허물며, KPOP 쇼케이스, 드라마 제작발표회 등 전 세계 팬들이 궁금해하는 바로 그 현장을 경험할 수 있는 디지털 K컬처 허브를 지향한다.  K·SPOT에서는 K라이징스타 힛지스를 시작으로 대중문화, 예술 분야 예비 스타들을 전 세계에 소개하며 다양한 K컬처 콘텐츠들도 두루 만나볼 수 있다.  ◆생생한 K-컬처 현장을 전달하는 글로벌 플랫폼 K·SPOT은 단순한 영상 채널을 넘어, 전 세계 어디서든 K컬처를 실시간으로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된 글로벌 플랫폼이다.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다국어 자막 서비스를 제공해 언어 장벽을 낮추고, 다양한 문화권의 팬들이 동시 접속해 K-컬처를 함께 알아볼 수 있다. 'K·SPOT(@K·SPOT_newspim)' 채널 로고. 검색 뿐만 아니라 , 무음 시청·청각 장애인 접근성 향상 등도 도모할 예정이다.  뉴스핌은 K·SPOT은 단순한 K컬처 소개 채널에 머물지 않고, 다양한 언어와 콘텐츠 포맷을 아우르는 글로벌 문화 플랫폼으로 키울 예정이다. K컬처 심장부를 세계와 연결하며 글로벌 콘텐츠 생태계의 중심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K·SPOT에서는 K컬처 모든 현장을 생생하게 포착하고, 전 세계 팬들과 소통하며, 디지털과 현실을 연결하는 진정한 K-컬처 허브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jyyang@newspim.com 2025-07-17 01:00
사진
충남 서산 시간당 114㎜ 폭우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충청권과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시간당 최대 100㎜가 넘는 강한비가 내리면서 주민 1070명이 대피하는 등의 피해를 입었다. 31개 항로에서 39척의 여객선이 운행을 멈췄고, 서울 등 90구역 하천변이 통제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17일 오전 10시 기준으로 이 같은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호우경보는 세종, 충북, 충남, 경남에, 호우주의보는 서울, 대전, 광주, 경기, 강원, 전북, 전남 등에 각각 발효됐다. 전날 자정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 총 누적 강수량은 충남 서산이 가장 많은 419.5㎜로 집계됐다. 이어 홍성 411.4㎜, 당진 376.5㎜ 아산 349.5㎜, 태안 348.5㎜, 세종 324.5㎜, 충북 청주 276㎜, 경기 평택 262㎜ 등 이었다. 60분 기준 일최대 강수량은 서산 114.9㎜, 홍성 96.2㎜, 서천 98㎜, 경남 함안 70㎜ 등이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서울에 폭우가 내리고 있는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서 청사 관계자들이 우비를 입고 이동하고 있다. 2025.07.17 yooksa@newspim.com 해당 지역을 중심으로 산사태 예보 발령도 발효됐다. ▲세종 ▲경기(평택, 안성) ▲충북(진천) ▲충남(천안, 공주, 보령, 아산, 서산, 논산, 당진, 부여, 청양, 홍성, 예산, 태안) 등 16개 지역에 경보가 내려졌다. 인명피해는 경기 1명, 충남 1명으로 집계됐다. 옹벽붕괴 1건, 도로 토사유실 2건 등으로 공공시설의 피해도 있었다. 이번 집중호우로 3개 시·도, 5개 시·군에서 313세대 1070명이 일시적으로 대피하는 피해도 발생했다. 아직 287세대 1041명이 귀가하지 못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집중호우 지역 중심으로 통제도 있었다. 목포와 홍도, 격포와 위도, 군산과 어청도를 잇는 여객선이 통제됐다. 북한산 97개, 지리산 39개, 속리산 24개, 월악산 24개 등 총 15개 국립공원 374개 구간에서 시설 통제도 있었다. 지하차도는 충북 5개, 충남 5개, 경기 2개 등에, 도로는 인천 1개, 세종 1개, 경기 3개, 충북 1개, 충남 2개 등에 각각 통제가 이뤄졌다. [서울=뉴스핌] 류기찬 인턴기자 = 서울에 강한 비가 내리고 있는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5.07.17 ryuchan0925@newspim.com 한편 중대본은 이날 오전 4시부로 중대본 1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하고, 기상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중이다. 또 환경부, 산림청과 같은 관계 부처와 협업을 강화해 비상근무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특히 서산, 당진, 태안 등 강수가 집중되고 있는 지역에는 재난문자 등을 통해 새벽시간 외출 자제, 위험지역 접근금지 등과 같은 국민행동요령을 집중적으로 홍보할 것을 당부했다.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에는 총 1만5708명이 비상근무 중이며 재난문자는 123건, 자동음성통보는 138회 등이 발송됐다. 이날 김민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본부장(행안부 장관 직무대행)은 '집중호우 대처상황 긴급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정부는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상황 대응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보 및 강수량 분포도/제공=행정안전부 wideopen@newspim.com 2025-07-17 13:39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