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석유 수입 금지로 원유 공급 차질 가시화"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이란 경제 제재로 국제유가가 내년 2분기까지 배럴당 90달러를 넘을 수 있다고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AML)가 진단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의 후탄 야자리(Hootan Yazhari) 프론티어 시장 주식 리서치 책임자는 28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유가가 매우 매력적인 시장 환경에 처해 있으며 내년 2분기 말까지 9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5년간 브렌트유 가격 추이 [사진=블룸버그] |
야자리 책임자는 "원유 공급 차질이 전세계에서 가시화되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의 동맹국들이 이란에서 석유를 사지 못하게끔 해서 이란을 고립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동맹국들에 오는 11월4일까지 이란산 석유 수입을 중지하라고 요구했다. 이란의 정치·경제적 고립을 더 심화시키기 위해서다. 그러나 대다수 원유 수입국들은 이란에 대한 미국의 일방적인 조치에 망설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에너지 애스펙츠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란의 원유 공급이 줄어들면서 유가가 급등할 가능성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공개적으로는 발언할 수 없지만 공포를 느끼고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사우디가 주도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 산유국들은 지난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회의에서 다음달부터 원유 생산량을 일일 100만배럴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산유국들은 지난해 1월부터 원유 생산량을 일평균 180만배럴 줄이는 감산합의를 이행해왔다. 그러나 이란과 베네수엘라로 인한 글로벌 공급 차질을 우려, 이번에 증산을 결정했다.
한국시간 기준 29일 오전 9시32분 현재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0.10% 하락한 73.3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브렌트유는 0.08% 내린 77.7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