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육성, 식약처 등에 힘 싣고 규제 수준 높여야 가능"
[서울=뉴스핌] 김근희 기자 =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가 계속해서 시장에 나오면 2020년에 미국과 유럽 약값은 100조원 정도 절감될 겁니다. 동일한 예산으로 더 많은 환자를 치료할 수 있을 겁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27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2018년 글로벌 바이오 콘퍼런스'(GBC) 기조연설에서 이 같이 말했다.

서 회장은 "전 세계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의료재정 압박이 심해지고 있다"며 "유럽의 경우 전체 예산에서 의료 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넘어 25~30%에 육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개발도상국과 같은 국가의 경우 의료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 회장은 "고가의 의약품을 사용할 수 있는 여유가 있는 국가에 사는 사람들은 전 세계 10억명에 그친다"며 "65억명의 사람들이 고가의 의약품을 쓸 수 없어 죽고있다"고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바이오시밀러가 의약품 약값을 낮추고, 환자들의 치료 기회를 확대한다고 서 회장은 주장했다.
서 회장은 "바이오시밀러 램시마가 유럽에 출시된 후 50% 이상의 점유율을 보이며, 유럽 각 국가의 약값을 30% 정도 깎았다"며 "동시에 환자는 15% 늘었다"고 말했다. 약값이 낮아지면서 그동안 치료를 받지 못했던 환자들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서 회장은 "전 세계 고령화는 기회일 수도 위기일 수도 있다"며 "대한민국은 전 세계 의료 예산 문제를 해결하기에 좋은 산업기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가 의약품 보급화에 한국이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 규모를 합치면 전 세계 최대"라며 "한국은 미국과 유럽에서 시작한 제품과 연구를 이어 받아 이를 더 싸게 보급화하는데 선두를 달리고 있다"고 했다.
이어 "한국은 선진국의 의료 예산을 줄여주고, 개도국의 환자들도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서는 식품의약품전처와 같은 규제 당국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의견이다.
서 회장은 "식약처는 바이오 산업을 육성하는 동시에 규제를 행하는 기관"이라며 "식약처에 더 믾은 사람을 지원하고, 규제 수준을 끌어올려 한국이 의약품을 허가하면 이를 미국과 유럽이 믿고 허가해 줄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ke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