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자동차나 반도체공장에선 일반적인 산업용 로봇이 식재료 가공현장에서도 확산되고 있다고 22일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식재료 가공업은 식자재의 형태나 크기가 제각각이라 로봇 자동화를 적용하기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기술발달과 일손부족 현상이 맞물리면서 자동화 바람이 불고 있다.
일본 식품공장의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 '가리비 따기' 1분에 96개·감자싹은 개당 2초
홋카이도(北海道) 유베쓰(湧別)초 오호츠크해변에 있는 한 수산 가공공장에선 로봇이 가리비 껍질을 열고 조개관자를 잘라낸다. 공정 속도는 1분 당 96개. 기계 한 대가 숙달된 종업원 11명 분의 일을 해낸다. 이 공장은 3년 전 가리비 가공 로봇을 시범운전하기 시작해 올해 6월부터 본격 가동했다.
이 공장의 수작업 라인 종업원은 25명이다. 이 중 10명은 중국에서 온 기술실습생이며, 남은 일본인은 고연령이다. 로봇 도입에 1억엔 가까운 돈을 투자한 유베쓰초 지역어협(魚協)의 구모쓰 고지(雲津幸治)상무이사는 "이 로봇 없이는 앞으로를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가리비 로봇은 야스카와전기(安川電機)가 만든 제품이다. 원래 화장품 상자를 모으는 용도로 사용되던 로봇팔을 홋카이도 구시로(釧路)시의 식품기계 제조사 니쓰코(ニッコー)가 가리비 가공용으로 개조했다. 기엔스(キーエンス)의 화상처리기술도 도입한 이 로봇은 조개껍질 이음매 등을 확인해 작업한다.
일본로봇공업회에 따르면 산업용 로봇의 2017년 일본 국내 출하처는 반도체 등 전기기계가 40%, 자동차가 30%를 차지했다. 식료품 부분은 2%에 지나지 않아 확대의 여지가 많다.
일본 식품공장의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가리비 뿐만 아니라 독성이 있는 감자 싹을 자동으로 잘라내는 로봇도 나왔다. 이 로봇은 감자를 회전시켜가면서 싹의 위치를 파악해 정확하게 도려낸다. 작업시간은 1개당 2초 정도다.
로봇의 핵심장치는 자동차부품 제조사 덴소(デンソー)의 자회사가 제작한 것으로, 자동차 관련 설비를 다루는 신스메크(シンセメック)가 홋카이도 도립종합연구기구의 화상기술을 적용해 감자 가공용 기계를 개발했다.
신스메트의 마쓰모토 에이지(松本英二) 회장은"단순노동을 로봇에게 맡기면 노동자는 부가가치가 높은 작업에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격은 4000만엔을 책정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일손부족 현상이 심화되면서 6월 중순 각료회의에서 '경제재정운영과 개혁의 기본방침'을 결정했다. 기본방침에선 로봇활용 확대·외국인 노동자 유치 등을 방안으로 내걸었다.
신문은 "외국인 노동자를 받아들이고, 로봇 도입을 통해 생산성을 향상시키면 당면한 과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모른다"고 전했다.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