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합의문을 왜곡하고 있다고 미국 CNN방송이 21일(현지시간) 비판했다.
CNN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회담에서 북한이 곧바로 완전한 비핵화를 시작하기로 합의했다고 주장했는데 합의문을 보면 현실은 북한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해 노력"하겠다는 이전의 약속을 되풀이한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각료회의에서 "우리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즉시 시작할 것"이라는 문구가 합의문에 적혀있다고 주장했다. 이 문구는 북미 양측이 다르게 보는 표현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시험장 파괴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20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탄도미사일 발사 인프라를 더 폐기하기 위해 북한이 구체적인 조치를 했다거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북미 회담 이후 추가 조치 취했다는 어떠한 징후도 "인식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분명 우리는 그 과정의 가장 첫 부분에 있고, 구체적인 협상은 시작하지 않았다"며 "현시점에서 그것을 기대하진 않을 것"이라고 기자들에게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문재인 대통령이 러시아에서 한반도 평화의 경제적 혜택에 대해 홍보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CNN은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21일 러시아 의회 연설에서 "남북 간 공고한 평화체제는 동북아 다자 평화안보협력체제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싱가포르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마친 뒤 김 위원장과 "특별한 관계"를 구축했다고 말했고, 미국으로 돌아와선 트위터에 "더 이상 북한으로부터 핵 위협은 없다"고 주장했다.
여러 전문가는 작년 상황과 비교해볼 때 양 지도자 간의 관계 발전은 환영스러울 만한 일이지만, 트럼프와 김 위원장이 서명한 합의문은 대체로 구체성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또 합의문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DPRK)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해 노력할 것"이라는 문구가 사용된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미국과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 의미를 다르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북한은 '한반도의 비핵화'를 주한 미군 철수 등 미국과 한국의 양보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를 포함 이전 행정부는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를 최종 목표로 삼아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번 합의문에서 '검증 가능하고 돌이킬 수 없는' 표현이 빠진 이유에 대해 묻자 "완전한이라는 단어는 '검증 가능하고 돌이킬 수 없는'이라는 뜻을 포함한다"며 이같은 질문은 "모욕적이고 터무니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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