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재완 인턴기자 = 우루과이 간판 골잡이 루이스 수아레스(31)의 '폭격기' 타이틀이 흔들리고 있다. 월드컵 첫 경기에서 부진했던 탓이다.
우루과이 팬들이 21일 새벽 사우디아라비아 전을 앞두고 오스카르 타바레즈(71) 축구 감독에게는 열렬한 지지를 보내는 반면, 수아레스에겐 의심의 눈치를 보내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0일(한국시간) 보도했다.
20일 사우디 아라비아전을 앞두고 막바지 훈련 중인 루이스 수아레스.[사진=로이터 뉴스핌] |
수아레스는 A조 조별리그 2차전 사우디아라비아(피파랭킹 67위)전에 출전한다. 그에겐 이번 경기가 우루과이 국기를 달고 출전하는 100번째 경기다.
축하받아 마땅한 일이나 팬들의 반응은 냉랭하다. 수아레스는 지난 15일 이집트(피파랭킹 45위)와 치른 조별리그 1차전에서 경기력이 썩 좋지 않아 비난의 중심에 섰다.
수 차례 골 찬스를 놓친 수아레스 대신 호세 히메네스(23)가 후반 44분 막판 골을 넣어 우루과이 대표팀은 간신히 승점을 챙길 수 있었다. 피파랭킹 14위 우루과이 축구 팬들 입장에선 이집트에 '겨우 이긴' 경기에 자존심이 상당히 상한 것이다.
타바레즈 감독이 직접 나서 "인간은 특정 방식으로 항상 퍼포먼스를 내도록 프로그래밍된 로봇이 아니다. 펠레와 마라도나, 메시도 월드컵 성적은 썩 좋지 않았다"며 두둔했으나 팬들은 여전히 못 미더운 눈치다.
우루과이 대표팀을 따라 몬테비데오에서 원정 응원을 온 축구팬 파비안 비사는 "여전히 그는 수아레스다. 단지 이젠 진짜 실력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응원의 목소리를 냈다.
또 다른 원정 팬 후안 마틴 디 파스쿠아는 "우리 대표팀의 키플레이어라 더 걱정된다. 그가 남은 경기에선 다시 잘할 수 있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우루과이 팬들에게 월드컵의 의미는 남다르다. 1930년 초대 월드컵이 우루과이 몬테비데오에서 열렸고, 1950년엔 우루과이가 그 유명한 '마르카나조(Marcanazo)'를 브라질에 안겼다. '믿을 수 없는 패배'를 뜻하는 마르카나조는 당시 결승전에서 개최국 브라질을 2대1로 꺾고 우루과이가 우승하면서 생긴 말이다.
우루과이 국기로 온 몸을 두른 디 파스쿠아 뒤로 우루과이 응원단은 "월드컵 챔피언 영광을 다시 누리자"는 응원가를 불렀다.
디 파스쿠아는 "축구는 우리 문화의 아주 거대한 일부다. 우리가 살아가는 그 무언가가 축구이자, 축구이며, 바로 축구다"라며 이집트전이 우루과이 팬들에게 얼마나 큰 실망감을 안겼을지 짐작케 했다.
수아레스는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우루과이의 준결승전 진출을 이끈 주역이다. 1970년 멕시코 월드컵 이후 최고 성적이다. 당시 우루과이는 4위에 올랐다.
타바레즈 우루과이 축구 감독 [사진=로이터 뉴스핌] |
수아레스와 달리 타바레즈 감독은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러시아 원정응원을 위해 무려 48시간 이동했다는 휴고 메나는 "타바레즈는 기존 우루과이 축구를 바꿨다. 현 국가대표팀에 오래 전 신비로움을 다시 불어 넣었다. 대표팀 정신력을 완전히 바꿔놨다. 선수들에게 책임감을 부여했다"고 평가했다.
디 파스쿠아 역시 "타바레스 감독이 부임하기 전 대표팀은 죽은 상태나 다름 없었다. 그가 이룬 모든 것들에 우린 감사하다"고 말했다.
현재 1승0무0패를 기록한 우루과이는 러시아에 이어 A조 2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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