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형 “靑서 MB와 1대1 티타임...횡령금처리 보고에 ‘잘했다’ 칭찬”
MB “보고받은 적 없어...문서는 검색 대상, 납득하기 어려워”
[서울=뉴스핌] 김규희 기자 = 다스(DAS)의 임직원이 이명박(77) 전 대통령에게 보고하기 위해 다스 경영현황과 비자금 120억원 조성 관련 문건을 만든 정황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이 전 대통령이 조카인 이동형 다스 부사장(54)으로부터 이를 보고받고 칭찬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서울=뉴스핌] 이윤청 기자 = 110억 원대 뇌물수수와 다스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18.06.19 deepblue@newspim.com |
검찰은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정계선) 심리로 열린 이 전 대통령의 110억원대 뇌물수수와 350억원대 횡령 혐의 7차 공판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진술조서를 제시했다.
검찰은 2008년 다스에 입사해 재무제표 등 업무를 담당한 직원 김모씨의 진술조서를 제시했다.
검찰은 “김 씨가 전 경영진으로부터 회수한 120억원을 회사 이익으로 회수하는 과정에서 재무보고서 및 장부상 외형적으로 드러나지 않도록 다스 미국법인(CRH-다스) 채권을 회수한 것처럼 허위 처리했다고 진술했다”면서 “다스에서 상근 근무하지 않는 이 전 대통령에 보고하기 위해 작성한 것이라고 한다”고 했다.
120억원은 다스 회계직원 조모씨가 횡령한 것으로, 검찰은 당시 다스가 회수한 돈을 회계에 반영하지 않고 해외 미수채권을 송금받은 것처럼 위장해 법인세 등을 포탈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이어 2008년 다스에 입사해 경리과와 재경팀 등에서 일한 최모씨의 진술 조서를 제시했다.
진술조서에 따르면 최씨는 “이동형 다스 부사장한테 듣기로 이 전 대통령이 횡령 반환금을 달라고 했다”며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이 부사장의 차를 운전하고 같은 숙소를 사용했다. 다스 사무실이나 차에서 그런 얘기 들은걸 확실히 기억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다스 임직원인 김 씨와 최 씨가 “이 전 대통령이 다스를 직접 챙겼으며 다스는 비자금 조성 과정을 보고했다”는 취지의 진술내용이 일치하는 점을 강조했다.
또 이 전 대통령의 조카 이동형 부사장의 진술조서도 제시하며 이 전 대통령이 다스 비자금 조성 과정을 보고받은 정황을 공개했다.
조서에 따르면 이 씨는 “대통령 당선 후 1년차 때 관저에서 가족모임을 했다”며 “이 전 대통령이 궁금해할만한 다스 매출액 및 영업이익 그리고 횡령반환금을 회사이익으로 처리할 방법에 대해 문건을 작성해 전달했다”고 했다.
이어 “청와대 관저 내 응접실에서 이 전 대통령과 1대1 티타임을 가졌다”며 “경영보고문건과 도곡동 땅 자금 관리내역, 다스 경영현황을 보고하고 120억원을 잘 처리했다고 말씀드렸더니 이 전 대통령이 ‘동형이 잘했네. 너 혼자 다 해도 되겠다’고 칭찬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 전 대통령에게 칭찬 받는 게 극히 드문 일이라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이 같은 주장을 부인했다.
이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이 전 대통령은 청와대 관저에서 이 부사장을 만난 적 없다고 하고 당시 경호가 있어 조카를 데리고 오더라도 뭔가 문서 같은걸 가지고 오면 반드시 검색 대상이 된다”며 “도곡동 땅 때문에 특검까지 받았는데 120억 조세포탈 내용을 보고서에 담아 덜렁덜렁 들고 오면 경호원이 볼 수도 있는 상황이다.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q2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