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운전자 사고 잇따르는데 교육은 형식적
교통공단 "VR 등 활용한 첨단교육 도입 검토"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들에 의한 교통사고 발생률이 크게 늘어나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교통안전교육이 형식적인 수준에 머무르고 있어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게다가 이마저도 의무사항이 아닌 탓에 사실상 정부가 교통사고 예방교육에 손을 놓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18일 경찰청과 도로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65세 이상 운전자에 의한 교통사고는 2007년 8341건에서 2만6713건으로 3배 이상 늘었다.
사고원인은 안전운전 의무 불이행이 53%로 가장 높았다. 이어 신호위반 12%, 안전거리 미확보가 9%로 뒤를 이어 운전자 과실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사고로 지난해에만 848명이 사망했다.
이에 도로교통안전공단은 65세 이상 운전자를 대상으로 ‘고령운전자 교통안전교육’을 따로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론교육 중심으로만 이뤄져 있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래픽=임성봉 기자] |
해당 교육은 이론학습인 ‘교통안전교육’과 실기학습인 ‘인지기능검사’로 구성돼 있다. 교통안전교육은 △고령운전자의 운전 성향 자가진단 및 분석 △상황별 안전운전기법, 인지기능검사는 △속도 및 거리추정검사 △시공간 기억검사 △주의검사로 이뤄진다.
이 중 인지기능검사는 실제 운전을 해보거나 운전 시뮬레이션 기기를 활용하는 방식이 아닌, 교육자가 직접 그림판이나 카드 등을 이용해 검사하는 방식으로만 진행되고 있다. 특히 이 같은 교육마저도 의무사항이 아니어서 보여주기식 행정에만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수원에 거주하는 운전자 최모(66)씨는 “교통안전교육을 받으면 보험료를 할인해준다는 이야기에 인지기능검사를 받았는데 전문적인 수준의 교육과 검사는 아니었다”며 “차라리 직접 도로주행을 하면서 평가를 받는 게 내실 있을 것 같다”고 꼬집었다.
도로교통공단 관계자는 “현행 교육방식도 고령 운전자의 인지기능을 검사하기에 큰 무리가 없다고 보지만 VR(가상현실)기기를 활용한 첨단교육을 도입하기 위해 검토하고 있다”며 “보다 수준 높은 방식으로 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imbong@newsp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