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를 완화하기 위해 OPEC이 나설 것이란 가장 확실한 신호
증산에 강력히 반대하는 이란과 베네수엘라를 설득해야 하는 난제 남아있어
[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 석유장관이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동맹 산유국들의 점진적 증산이 ‘불가피’하다며, 고유가를 완화하기 위해 OPEC이 나설 것이란 가장 확실한 신호를 보냈다.
14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한 알 팔리 장관은 내주 OPEC 회원국과 비회원국 간 정상회의 결과에 대한 질문에 “시장을 만족시키는 합의에 도달할 것”이라며 “과격한 결단이 아닌 합리적이고 적절한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답했다.
OPEC 회원국과 비회원국의 감산 합의를 주도한 사우디와 러시아는 최근 고유가를 완화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 트위터를 통해 “유가가 지나치게 높다. OPEC이 또 그것을 하고 있다. 좋지 않다!”며 고유가에 대해 OPEC을 비난하기도 했다.
이에 내주 O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알 팔리 장관이 15일 벌어지는 FIFA 월드컵 러시아-사우디 조별예선전 참관 차 모스크바를 방문했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및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에너지장관과 증산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알 팔리 장관이 ‘불가피하다’고까지 언급한 것은 증산에 강력히 반대하는 이란과 베네수엘라를 설득할 수 있다는 도박을 감행한 것이다. 이란과 베네수엘라는 OPEC이 올해 증산에 나설 필요가 없으며 미국의 정치적 압력에 굴복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호세인 카젬푸르 아르데빌리 OPEC 주재 이란 대표는 “트럼프 행정부는 독립적 기구의 내부결정에 개입하려 한다. 그러한 시도는 과거에도 실패했고 이번에도 실패할 것”이라고 말했다.
OPEC 2위 산유국인 이라크도 감산 목표가 아직 달성되지 않았으므로 증산 압력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우디와 러시아는 증산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기본적으로 동의하고 있으나, 증산 규모와 시기는 아직 의견을 조율해야 한다고 노박 장관이 밝혔다.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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