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게임 멈출 것, 언젠가 주한미군 데려올 것"
국방부 "정확한 의도 파악 필요" 조심스러운 입장
문성묵 "북핵해결 안된 채 한미동맹 흔들릴까 우려"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12 북미정상회담 후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 의사를 밝힌 것을 두고 국내 일각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북미정상회담 결과 설명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우리는 워게임(war game)을 중단할 것”이라면서 “한미군사훈련을 워게임이라고 부른다. 많은 예산이 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서 열린 북미정상회담을 마치고 이날 오후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 오르고 있다. 2018.06.12 |
그는 그러면서 “한국에서도 돈을 내고 있지만 100%는 아니다. 한미연합훈련에서 우리가 부담하는 비용이 크다”며 “폭격기가 6시간 넘게 걸려서 (괌·하와이 공군기지 등에서) 오고 끝나면 괌으로 간다. 내가 비행기에 대해서 조금 아는데 (비용이) 아주 많이 든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어쩌면 도발적인 말이 될 수 있지만 아주 포괄적인 합의에 관해서 얘기를 하고 있다”며 “일단 한미연합훈련과 관련해서는 비용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 철수 문제와 관련, "언젠가는 주한미군을 데려오고 싶다"면서 "한국에 3만 2000명의 미군이 있지만, 현재로서는 (축소나 철수에 대해) 고려하는 부분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당장 오는 8월 예정된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이 취소될지 여부 등을 두고 관심이 쏠린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과 관련해서도 주둔비용을 언급하며 “언젠가는 그들을 돌아오게 하고 싶다”며 “현재 한국에 3만2000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앞으로 협상에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이 문제와 관련해서 자금을 많이 줄일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토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과 관련해 일단 신중한 자세를 취하는 모양새다. 국방부는 이날 “현 시점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의 정확한 의도 파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방부 안팎에서는 정부가 적잖게 당황한 분위기가 감지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도 북한 비핵화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간과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미정상회담의 성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북핵 문제 해결은 오히려 더 어려워지면서 한미동맹 근간부터 흔들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생긴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동맹을 경제적 시각으로만 바라본다는 볼멘소리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문 센터장은 이어 “우리는 그간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응, 미국의 핵우산 확장억제력에 많이 의존해 왔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말이 현실화하지 않도록 한미 간에 긴밀한 소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 대북전문가는 “극단적으로 얘기하면 미국 입장에서 주한미군은 비용에 비해 한반도 지역 방어 역할에만 국한돼 있다”며 “반면 주일미군은 인도와 태평양까지 수비범위가 매우 넓다”고 주장했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