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원·통역자 없이 허심탄회한 대화 오갔을 듯
북미 'CVID-CVIG' 빅딜 가능성 더욱 높아져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세기의 담판’이라고 불릴 만큼 관심을 받았던 북미정상회담에서 지난 4.27 남북정상회담에서 화제가 됐던 ‘도보다리 회동’과 같은 모습의 산책을 해 주목됐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12일 오전 9시(싱가포르 현지시간) 정상회담에 들어선 이후 단독 정상회담과 확대 정상회담, 실무오찬을 모두 마치고 회담장인 카펠라 호텔 인근에서 산책을 진행했다.
도보다리 회동과 같이 이번 회담의 산책에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별도의 수행원이나 통역자도 없이 긴밀한 논의를 했다.
수행원과 취재진, 심지어 통역자도 없는 정상 간 회동을 통해 북미 정상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는 평가가 나온다. 발언이 공개되지 않는 ‘산책외교’를 통해 두 정상은 서로의 진실한 속마음까지 모두 드러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산책 회동의 ‘성과’는 이후 이어진 북미정상회담 합의문 서명식에서 엿볼 수 있다.
[싱가포르 로이터=뉴스핌] 윤종현 인턴기자 = 정상회담을 마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 부근에서 나란히 걸으며 산책하고 있다. |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식에서 “굉장히 중요한 문서에 서명했다”며 “포괄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성명문은 포괄적이고 양국 모두에게 놀랄만한 내용”이라며 “많은 준비가 들어간 작업이다. 북한, 한반도와의 관계가 굉장히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세상은 아마 중대한 변화를 보게 될 것”이라면서 “오늘과 같은 이런 자리를 위해 노력해 주신 트럼프 대통령께 사의를 표한다”고 화답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미국이 요구하는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와 북한이 원하는 ‘CVIG(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체제보장)’이라는 ‘빅딜’이 성사됐을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을 내놓는다.
아울러 최근 김 위원장의 국제 회동에서 산책코스가 빠지지 않고 있다. 그는 문 대통령과의 4.27 도보다리 회동 외에도 지난달 7~8일 이틀간 북중정상회담을 진행하면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방추이다오 영빈관에서 회담한 후 해안가를 거닐었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