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리처드 하스 미 외교협회장(CFR)이 12일 아사히신문과 인터뷰에서 "북미 외교를 지속할 수 있는 내용과 방법을 나타낼 수 있다면 이번 정상회담은 성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리처드 하스는 아들 조지 부시 정권에서 국무부 정책기획국장 등을 거쳐 현재 미국 초당파 싱크댕크 CFR의 회장을 맡고 있는 인물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는 "북한이 생존을 위해 핵무기를 완성한 만큼 폐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미국이 어떤 내용의 '비핵화'를 내걸 것인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하스 회장은 "북한이 지속적으로 미사일과 핵실험을 동결·중지하도록 해 군비 증강을 멈춰 전쟁의 위기를 회피하는 게 우선"이라며 "그 이후 협상 의제를 정해 가능하다면 북미 간의 새로운 대화 창구를 만들어 한국전쟁 종결을 위한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제재의 일부 완화도 있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즉 정세가 일단 진정되고, 양국 간 지속적인 외교를 위한 의제와 방법을 나타내는 것이 내가 보는 성공한 북미 정상회담"이라고 말했다.
하스 회장은 실패 시나리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어떤 합의도 없이 대화가 결렬되는 사태는 물론, 미국이 성공에 대한 너무 큰 기대를 갖고 회담에 임하는 것도 실패"라며 "주한미군 감축·철수로 이어지는 합의는 보고싶지 않다"고 말했다. 북한에 의한 위협이 지속되기 때문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애당초 다른 나라의 체제 존속을 보장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이야기"라며 "기껏해야 미국이 무엇이 가능하고, 무엇을 하지 않겠다를 명시하는 정도가 전부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북한 체제가 장래적으로 내부 붕괴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하스 회장은 "잠재적인 적이 될 수 있는 국가의 지도자와 친밀한 것은 위협을 오인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되레 위험요소"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 지도자와 친밀함을 과시하는 걸 좋아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내 경험에 비춰봤을 때, 지도자 간의 개인적 친밀이 국가 간 관계에 영향을 미치진 않았다"며 "중요한 것은 동맹국이나 우호국 사이에 신뢰를 갖는 것"이라며 "미국의 행동이 일관돼 예측가능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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