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틀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분방함과 실리 추구 성향 공통점
차이도 분명, 트럼프 '직감 중시'·김정은 '상황에 따른 대응'
북미정상회담서 누구도 예측 못한 큰 틀의 결단 이룰수도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북미정상회담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비슷하면서도 전혀 다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세계를 다시 한번 놀라게 할 통 큰 합의를 이룰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기존 틀에 얽매이지 않은 채 실리적인 이득을 얻는데 능하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는다. 북한은 그동안 핵 위기 등 주요 국면마다 벼랑 끝 전술을 운용해왔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과거 선례나 협상 자체에 얽매이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대통령은 '거래의 기술'이라는 저서를 쓸 만큼 협상에 능하다. 자신이 얻고자 하는 것을 얻지 못하면 미련없이 회담장을 떠날 수 있다고 경고하지만, 압도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판단되면 적극적으로 이를 추진한다.
김 위원장 역시 지난 1차 남북정상회담에서 기존 남북 대화의 틀에 얽매이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첫 만남부터 문재인 대통령에게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쪽 땅을 밟을 것을 제안하는가 하면, 도보다리 대화와 판문점 선언을 통해 작은 것에 매이지 않는 모습도 보였다.
[싱가포르 로이터=뉴스핌] 권지언 기자 = 오는 12일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 전경. |
◆ 더스트레이트타임스, 트럼프 "직감 중시" vs 김정은 "냉정한 실용주의자"
트럼프 협상기술 '예측 불가능성', 김정은 '상황 대처 빠른 냉철한 판단력'
둘의 차이도 뚜렷하다. 싱가포르 더스트레이트타임스는 10일 트럼프 대통령은 변덕스러운 리더십을 구사하고 직감을 중요하는 스타일인 반면, 김 위원장은 냉정한 실용주의자이며 교활한 협상가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전략의 최우선은 '예측 불가능성'이다. 그의 측근들도 속내를 짐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 4.27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갖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북미정상회담을 제안하는 북한의 입장을 전달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즉각 수락해 전세계를 놀라게 했다.
북미정상회담 과정에서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과 최선희 부상의 발언을 핑계로 북미정상회담 판 자체를 깰 것처럼 담화를 내놓았다가 북한의 성명이 나오자 곧바로 태도를 바꿔 북미정상회담 재개를 선언하면서 이득을 취한 것은 대표적인 사례다.
반면 김 위원장은 냉철하게 상황을 분석하고 이에 따라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문 대통령과의 남북정상회담에서 같은 동포로서의 친근한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는 상대적으로 공손한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다.
로얄 패밀리답게 연장자에 대해 깍듯이 예우하는 모습도 보인다. 문 대통령의 특사로 북한을 방문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에게 양보했고, 연장자인 문 대통령에게도 엘리베이터에 먼저 탑승하도록 하는 등 언제나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김 위원장은 연장자에 대한 배려를 할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다르지만 비슷한 두 정상은 기존 틀에 얽매이지 않고 결단을 해왔다는 점에서 북미정상회담에서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큰 틀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도 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