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매출 '구찌 60억유로·루이비통 80유로' …구찌 "다음은 100억"
[서울=뉴스핌] 조재완 인턴기자 = 이탈리아 패션 하우스 구찌(Gucci)가 LVMH 그룹의 루이비통(Louis Vuitton)이 쓴 '왕관'을 탈환하겠다고 도전장을 내밀었다. 구찌가 연 판매량 목표치를 100억유로(약 12조6810억원)로 잡았다고 로이터통신이 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루이비통의 작년 매출은 80억유로다.
◆ 화려한 재기…'르네상스' 제대로 누리는 구찌
구찌는 2015년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당시 뚝 떨어진 매출에 지지부진했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였다. 구찌가 구원투수로 투입한 이는 알레산드로 미켈레. 당시 구찌 악세서리 부문 총괄 디자이너였던 그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기용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미켈레의 대담한 스타일은 젊은 층에 제대로 먹혔들었고, 팬덤까지 형성했다. 멋지고 화려하다는 의미의 '구찌하다(gucci)'라는 신조어까지 탄생했다. 이른바 '구찌의 부활'이었다. 화려하게 재기에 성공한 구찌는 전례 없는 인기가도를 달리는 중이다.
급격한 매출 성장에 힘입어 구찌를 보유한 케링 그룹은 루이비통의 '세계 최대' 꼬리표를 뺏어오겠다는 계획이다. 루이비통은 케링의 라이벌이자 세계 최대 명품기업인 LVMH 그룹이 보유한 브랜드다.
구찌 CEO 마르코 비자리는 "우린 같은 리그에 있다. '만약'이란 가정이 아닌, '언제'냐는 시기의 문제"라며 7일 열린 브랜드 전략 발표회에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지난해 구찌는 62억유로의 판매고를 올렸다. 루이비통의 연 매출액은 80억유로다.
연 100억유로 매출을 달성할 시기를 못박지는 않은 구찌는 자신만만하다. 현재 구찌가 '르네상스'를 제대로 누리고 있는 점을 고려, 수년 내 현 매출의 2배 성장도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중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럭셔리 산업 성장세는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베인 컨설팅사는 올해 전 세계 명품 산업 매출이 6-8%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케링 그룹 주가는 올해에만 35% 이상 올랐다. 전략 발표회 직후엔 4.15% 하락해 거래를 마쳤고, LVMH 그룹과 에르메스 등 다른 럭셔리 기업 주가 역시 하락세로 마감했다.
HSBC 애널리스트들은 구찌의 판매목표치가 달성 가능한 범주에 있었다며 상당히 효과적인 목표였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이 같은 매출 신장이 이미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보기도 했다.
유럽 최대 투자사 엑산 BNP 파리바(Exane BNP Praibas)의 애널리스트 루카 솔카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실적은 주식시장이 2018년 2분기의 '조용한' 성장세를 반영하기 시작했다는 걸 방증한다"고 평가했다.
◆ 구찌 돌풍…"그저 유행은 아냐"
패션만큼 변덕스럽기로 악명 높은 산업도 없다. 원체 트렌드 변화가 빠른 산업이기도 하거니와 최근엔 소셜 미디어 영향으로 그마저 가속화됐다. 브랜드들은 저마다 시선을 끄는 디자인이나 화려한 패션쇼를 앞다퉈 내세우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위해 열을 올리는 중이다.
비자리 구찌 CEO와 미켈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신상 제품 라인부터 매장까지
브랜드를 완전히 재단장했다. 새롭게 바뀐 구찌 매장은 선명한 색조의 벨벳 천으로 휘감겨 소비자들을 더욱 환영하는 인상을 심어주도록 디자인됐다.
구찌 돌풍은 아직 식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일등공신' 미켈레 디렉터가 끊임없이 시도하는 변화 역시 매번 성공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구찌가 가장 최근 선보인 '크루즈' 컬렉션은 지난달 30일 프랑스 아를의 '알리스캄프'에서 공개됐다. 한밤중 야외 고대 로마 공동묘지를 무대로 런웨이가 펼쳐졌다. 모델들은 컬러풀한 프린트의 복잡한 배열로 이뤄진 신상 컬렉션을 입고 걸었다. 어김없이 기대를 뛰어넘는 패션쇼에 "역시 미켈레"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지난달 30일 알리스캄프에서 열린 2019 구찌 크루즈 컬렉션.[사진=로이터 뉴스핌] |
비자리 CEO는 "그저 '유행' 정도가 아니다"라며 올 2분기에도 판매속도 둔화는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켈레 디렉터는 앞으로도 지속될 독창적인 스타일을 창출했다"고 평가했다.
구찌의 올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약 49% 성장한 18억7000유로다.
비자리 CEO는 완전히 탈바꿈한 매장 덕도 톡톡히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현 성장세를 더욱 가속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올해 영업이익률은 40% 이상 신장하길 목표하고 있다. 작년 영업이익률은 34%였다.
뉴질랜드, 멕시코 등지에선 새로운 쇼핑 플랫폼을 시도해 이커머스(e-commerce) 시장 판매규모를 3배 가량 확장할 계획이다.
choj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