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9일 기후변화 세션 등 참석 않고 오전 중 싱가포르로 떠날 예정"
6.12 회담에 '꽂힌' 트럼프, G7회의 참석에는 거듭 회의적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나머지 국가들과 ‘한판 승부’를 예고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정보다 몇 시간 일찍 자리를 뜰 예정이라고 7일(현지시각) CNN이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회의 마지막날인 9일 기후변화 및 환경 관련 세션을 참석하지 않고 오전 중에 떠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관련 세션에는 보좌관이 대신 참석한다.
최근 관세 등 무역 갈등 수위를 높이고 있는 미국에 대해 나머지 G7 국가들은 이번 회의에서 상당한불만을 토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가운데 트럼프 측근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G7 정상회의에서 무역 이슈를 둘러싼 대결에서 이길 것이라 생각하면서도 직접 대면에는 열의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회담 전날인 이날 오후까지도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이나 기후변화 등 핵심 쟁점에서 수세에 몰릴 것이 뻔한 G7 회의를 꼭 참석해야 하냐며 회의적 입장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이 미국에 맞설 것임을 경고하자 보좌관들에게 참석 의미가 뭐가 있겠냐며 반문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관계자들도 지난 몇 주 동안 트럼프의 관심사는 오로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6.12 회담 문제였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G7 회의에 꼭 참석해야 하는지에 의문을 가졌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G7 회의에 참석을 취소할 경우 자칫 승리를 공언했던 한 판 승부에서 후퇴하는 듯한 인상을 보일 수 있다는 주변인들의 조언을 듣고 트럼프 대통령은 반대로 더 꿋꿋한 모습으로 참석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어 트위터에서도 유럽연합(EU)과 캐나다를 상대로 다시금 무역 공세를 펼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그들이 미국에 막대한 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비화폐성 장벽을 만들었다고 전해주지 않겠느냐"며 "EU의 대미 무역흑자는 1510억달러이며 캐나다는 우리의 농부와 다른 이들이 (캐나다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진 트윗에서 트뤼도 총리는 "(미국) 유제품에 최대 300% (관세)를 부과하고 우리의 농부들을 해치며, 우리의 농업을 죽이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CNN은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미국 우방국들도 트럼프 대통령이 G7 회의에서 얼마나 머무를지를 궁금해 했으며, 일부 외교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그가 일찍 자리를 뜰 것이란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또 외교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적인 적대감을 피하기 위해 일찍 떠나는 방법을 선택했을 것으로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한편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9일 아침 캐나다에서 싱가포르로 떠날 예정"이라면서, 남은 G7 일정은 에버렛 아이젠스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부위원장이 대통령을 대신해 소화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