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김영철 회동 종료...공은 트럼프에게로
트럼프 "그들이 금요일에 '김정은 편지' 전달할 것"
대북 전문가 "친서에 北 비핵화 의지 담기면 속도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18년 만에 미국을 방문한 북한의 최고위급.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백악관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전용기를 타기 직전 기자들에게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 부위원장의 회담을 직접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좋은 만남을 가졌다. 나는 그들이 금요일 워싱턴DC로 내려와 김정은이 보낸 편지를 전달할 것으로 안다"고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편지에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보기를 기대한다. 그것은 그들에게 매우 중요하다"면서 "그래서 그들은 편지 전달을 위해 아마도 워싱턴DC로 내려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부위원장의 면담은 미국 시간으로 1일 오후 2시30분이 될 전망이다. 중앙일보가 인용한 미국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1일 오후 2시30분부터 트럼프 대통령, 폼페이오 국무장관, 김 부위원장이 백악관에서 함께 만난다. 한국시간으로 2일 새벽 3시 30분이다.
외교부에서는 이를 공식적으로 확인해주지 않았다. 외교부 관계자는 "만나는 시간이 한국시간으로 새벽이라는 정도만 알고 있다. 우리도 미 행정부에서 전달해줘야 알 수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 김정은 위원장, 친서에 뭘 담았을까
김 위원장이 '특사' 김 부위원장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친서에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하지만 외교가에서는 북한의 핵무기 폐기에 대한 김 위원장의 의지와 체제 보장에 대한 미국 측의 확고한 입장을 요구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과 김 부위원장이 북미간 비핵화에 대한 1차적인 합의를 이뤘다면, 김 위원장의 친서를 통해 북한 최고지도자의 결단과 의지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북미정상회담 취소를 통보하는 공개서한에서 "마음이 바뀌면 주저하지 말고 전화나 편지를 해달라"고 말했다.
한 대북 전문가는 "김 위원장이 직접 서한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분명한 비핵화 의지를 밝히는 것은 미국의 북한에 대한 불신을 해소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미국은 아직 6.12 북미정상회담의 일정을 공식 발표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의 친서를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의 날짜를 확정 발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 전 세계가 주목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北, 비핵화 여부도 달라져
미 외교가에선 북미가 쟁점인 비핵화와 체제 보장에 대해 어느 정도 진전을 이뤘을 것이라는 분석과 구체적인 비핵화 방법과 시기에 대해 아직도 접점을 찾지 못했다는 양비론이 함께 나오고 있다.
국내 대북 전문가들의 의견도 엇갈린다.
전현준 동북아평화협력연구원 원장은 "친서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밝히면서 북미가 손 잡고 공동 평화를 위해 노력하자는 내용이 들어가 있을 것"이라며 "비핵화의 방식이나 체제 보장 등은 이미 실무회동에서 이야기를 끝냈을 것이지만, 비핵화 속도가 남았기 때문에 여기에 대한 결단이 있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전 원장은 이어 "미국은 가능하면 11월 중간선거 이전에 핵폐기나 미사일을 제거했으면 하는 요구를 할 것"이라며 "이에 대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김 위원장이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 원장은 그러면서 "북한은 돌이킬 수 없는 완전한 비핵화의 대가로 확실한 체제 보장을 원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체제 보장에 대한 의지를 보이면, 김 부위원장이 평양의 김 위원장에게 전달하는 모양새를 취할 것"라고 관측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