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주 행장 구속 여부 따라 김 회장 수사 급물살 가능성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내일(6월1일) 함영주 KB하나은행장이 영장실질심사를 받는다. 금융권에선 함 행장의 영장심사가 하나금융에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함 행장 구속 여부에 따라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수사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31일 검찰 및 금융권에 따르면 함 행장은 내달 1일 오후 2시 서울서부지법 곽형섭 영장전담 판사 심리로 영장실질심사를 받는다. 함 행장의 혐의는 '업무방해'다. 지난달 구속 기소된 하나은행 전직 인사부장 2명과 같은 혐의다. 금감원은 지난 3월 진행한 하나금융 특별검사에서 김 회장과 함 행장의 부정 청탁 정황을 포착해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검찰이 말을 아끼고 있지만 함 행장에 특정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을 놓고 법조계와 금융권 안팎에선 여러가지 해석을 내놓는다. 검찰이 함 행장의 혐의를 입증할 만큼 충분한 증거를 확보했다는 관측과 동시에 함 행장을 향한 영장 청구가 최종적으로 김 회장을 겨냥한 포석이란 관측이다. 이른바 '압박용 카드'란 해석이다.
검찰이 하나은행 채용비리 수사에 착수한 후 실무선에서 시작해 점차 윗선으로 향하는 '상향식' 수사를 선택했다는 점에서 김 회장 소환 여부에 관심이 집중됐다. 검찰은 함 행장 영장청구 직전인 지난 29일 김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 /김학선 기자 yooksa@ |
하나은행 채용비리 검사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검찰이 김 회장 기소 등과 관련해 어떤 결정을 내일 지 섣부르게 판다할 수 없지만, 채용비리 최종 목적지로 김 회장까지 향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전했다. 함 행장 영장실질심사 과정과 구속 시 추가 행보 등에 따라 김 회장에 대한 수사확대가 급물살을 탈 수 있다는 얘기다.
최근 금융권에선 "김 회장이 함 행장 사이에 이상기류가 생긴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돌기도 했다. 하나금융 측은 "(함 행장의) 영장실질심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만 밝힌 채 한 발 물러나 있다. 하나은행은 "채용비리는 없었다"고 일관되게 부인해 왔다. 김 회장과 함 행장도 "추천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지만 현재는 말을 아끼고 있다. 함 행장이 구속을 피하지 못할 경우 하나은행은 대행 체제로 전환될 전망이다.
한편 금감원은 지난 2일 특별검사 결과 브리핑에서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연루된 것으로 추정되는 정황을 밝혀냈다"며 서류전형부터 추천내용 항목에 '최종합격'으로 표기돼 최종합격한 사례를 발표했다. 이 가운데 추천자가 '김○○(회)'로 기재된 사례에 대해 '김○○'은 2013년 당시 하나금융지주의 인사전략팀장이고, '(회)'는 김정태 회장인 것으로 금감원은 추정했다.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하나은행) 채용비리를 검사하면서 취득한 정보는 로데이터(raw data) 그대로 검찰에 다 넘겼다"면서 "수사를 통해 밝혀질 사항"이라고 전했다.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