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상급 경호로 취재진 따돌려
김영철-폼페이오 숙소도 불과 1.4 Km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김영철 북한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겸 통일전선부장이 30일(현지시간) 뉴욕에 도착, 미국 방문 일정에 들어갔다. 사상 최초가 될 북미정상회담의 막후 조정을 해온 실세답게 김 부위원장의 뉴욕 입성은 미국측의 특별 배려 속에 007 작전처럼 진행됐다.
김 부위원장이 베이징에서 탑승한 에어차이나 'CA981'가 도착할 JFK공항 제 1터미널의 출국장 주변은 이날 낮부터 한국과 미국, 중국, 일본 취재진 등으로 붐비기 시작했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3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소재 한 호텔에 도착했다. [사진=로이턴 뉴스핌] |
유엔주재 유엔 북한대표부 소속 외교관들도 이날 오전부터 공항에 속속 모습을 드러냈다. 자성남 북한대표부 대사 역시 의전을 위해 취재진들이 도착하기 전 일찌감치 입국장에 안으로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진들은 제1 터미널의 일반 입국통로와 VIP 전용 통로, 터미날 외곽 출구 등에 진을 치며 김 위원장의 입국을 기다렸다.
CA981편은 당초 오후 2시 20분에 도착할 예정이었으나 이보다 이른 오후 1시 47분에 도착했다. 항공기가 게이트 연결을 위해 잠시 대기하고 있는 사이, 공항 활주로에 검은색 의전 차량과 경찰 호송 차량들이 바삐 움직이는 모습이 포착됐다.
반면 공항 입국 터미널에는 미국 국무부 관계자나 경호 요원들이 나타나지는 않았다. 지난 해 8월 리수용 북한 외무상이 유엔 총회 참석차 방문했을 당시 공항 입국장에는 미국측 경호 요원들이 사전에 현장 정리에 나섰던 것과는 상당히 다른 분위기였다.
입국장을 지키고 있던 취재진들 사이에서도 미국 정부가 특별작전을 펼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 시작했다.
실제로 김 부위원장은 리 외무상과는 다른 파격적이 의전과 대우를 받으며 공항을 빠져나갔다. 김 부위원장은 CA981편이 일반 게이트로 승객을 내리기 이전 미국측의 영접을 받고, 활주로에 대기 중이던 의전 차량과 경호 차량을 이용해 직접 공항을 빠져나왔다.
김 부위원장이 공항을 빠져나간 사실을 확인하고서야 북한 대표부측의 한 관계자는 "(김 부위원장의) 공항 영접과 경호, 숙소 이동은 모두 미국 국무부가 직접 나서 철통같은 보안 속에 진행했다"면서 "과거에는 전혀 생각 못했던 방식"이라고 전했다.
JFK 공항 터미널 앞에서 카메라를 세워둔 채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입국을 기다리고있는 취재진 [사진=뉴욕 김근철 특파원] |
이 관계자는 김 부위원장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휴대했는 지 등을 묻는 질문에 대해선 "우리로선 알 수가 없다"면서도 "좋은 성과를 거두기 위해 (미국까지) 온 것 아니겠냐"며 향후 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보이기도 했다.
뉴욕의 외교 소식통은 "입국장 통과절차를 거치지 않고 직접 비행기에서부터 에스코트해서 이동하는 것은 국가정상급 의전"이라면서 "트럼프 정부가 김 부위원장의 경호와 의전에 얼마나 각별하게 신경을 쓰는 지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경찰 차량 등의 경호 속에 공항을 빠져나온 김 부위원장은 오후 3시 30분쯤 숙소로 정해진 밀레니엄 힐튼 '유엔플라자 호텔'에 도착했다. 지난 해 뉴욕을 방문했던 리수용 외상도 묵었던 곳이다.
호텔 입구에서도 수십명의 취재진들이 대기하며 열띤 경쟁을 펼쳤다. 취재진들이 입국 소감과 회담 전망 등에 대한 질문을 시도했으나 김 부위원장은 이들에게 시선도 주지않은 채 한마디 발언도 없이 곧바로 호텔로 들어갔다.
한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이날 김 부위원장과의 '1박 2일 뉴욕 회동'을 위해 워싱턴D.C를 떠나 뉴욕에 도착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맨해튼 시내 롯데 팰리스 호텔에 묵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정상회담의 막후 실세이자 조정 역할을 해온 김 부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의 숙소간 거리는 1.4km에 불과하다. 자신들이 산파 역을 해온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의 마지막 조율을 1박 2일간 심도있게 진행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김 부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저녁 자신들의 숙소 인근의 미국 유엔대표부 차석대사의 관저에서 만찬을 하며 본격적인 끝판 회담에 일정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