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행 김영철...비핵화 결단 김정은 '친서' 전달할 듯
영구적인 핵폐기 CVID 수용…北 체제 보장 확답 요구
북미정상회담 사전합의문 작성...'트럼프 회동' 가능성도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의 북측 준비위원장격인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30일 오후 1시 베이징발 미국 뉴욕행 비행기(중국 국제항공 CA981편)에 올랐다.
김 부위원장은 미국 현지시간으로 30일 오후 뉴욕에 도착, 31일까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상대로 북미정상회담 핵심 의제를 최종 조율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우리는 북한과의 논의를 위해 훌륭한 팀을 꾸렸고, 현재 정상회담에 관한 만남이 진행 중"이라며 "김 부위원장이 지금 뉴욕으로 오고 있다. 나의 편지에 대한 믿음직한 답장"이라고 말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김영철이 뉴욕을 방문해 금주 중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만난다"고 확인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30일과 31일 일정을 비우고 김 부위원장과의 고위급 회담을 준비 중이다.
[베이징 로이터=뉴스핌] 권지언 기자 = 30일(현지시각) 베이징 국제공항에서 교도통신 카메라에 포착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
◆ 폼페이오·김영철 회동, 비핵화·北 체제보장 최종 조율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최측근으로 북미정상회담을 준비해온 이들의 만남은 북미정상회담의 확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성 김 필리핀 주재 미국대사와 최선화 북한 외무성 부상 등을 대표로 한 북미 실무협상단이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비핵화와 북한 체제보장 등 핵심 의제에 대해 논의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북한 체제의 특성상 핵심 결단은 최고 지도자만이 가능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고위급 회동에서는 실무회동의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미국이 요구하는 북한 비핵화 방안과 북한의 체제보장안의 합의가 최종 조율될 전망이다. 외신에 따르면 실무회동의 쟁점은 북한 비핵화의 선제적 행동으로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 일부 혹은 전부를 국외로 반출할지 여부 등이다.
김 위원장의 특사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하는 김 부위원장이 비핵화 관련 북한 최고 지도자의 결단을 친서 형식으로 미국에 전달할 수 있다.
북한의 비핵화에 따라 미국이 제공하는 체제안전보장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최근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를 이룬다면 그에 상응하는 체제보장을 해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폼페이오 장관이 말한 북미 정상회담 합의를 미 의회에서 비준받는 방법, 미북의 관계 정상화, 한반도 주변국들에 의한 종전선언과 평화체제 전환 등 다양한 안에 대한 협의가 회동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 한미 제재 받는 김영철, 트럼프 美 대통령 직접 만날까
[평양 신화사=뉴스핌] 이동현 기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9일 북한을 방문한 미국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회담을 진행하고 있다. 김 위원장 오른쪽에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배석해있다. |
김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김 부위원장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직접 만날지 여부도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 자격이었던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두 번의 방북에서 모두 김 위원장을 만난 바 있다.
현재 김 부위원장이 뉴욕에서 워싱턴 D.C로 이동,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만날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김 부위원장은 지난 2010년 천안함 폭침사건 주동자로 알려져있다. 또 사이버 공격을 이끌었던 정찰총국 수장이었기 때문에 미국과 한국의 독자 제재를 받고 있다. 뉴욕이 아닌 다른 지역으로의 이동을 위해서는 미 국무부의 허가가 필요하다. 미국 내에서는 김 위원장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적지 않다.
그러나 비핵화에 대한 합의가 이뤄질 북미정상회담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점을 감안하면 김 위원장의 친서를 소지한 김 부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만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헤더 나워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29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뉴욕 이외에 다른 곳을 가려면 그에 대한 추가 제재 면제를 받아야 한다"며 "그에 대해 추가로 할 말은 현재로서는 없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