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폼페이오' 회담으로 준비협상 종지부...이후 백악관 방문 전망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미국을 방문한다. 김 부위원장은 북한의 '실질적 2인자'로서 그동안 북미및 남북 정상회담 등을 총괄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방미를 계기로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개최가 사실상 확정될 전망이다. 더구나 김 부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할 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9일 평양에서 김영철 부위원장(왼쪽)과 함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회담하고 있다. [사진=신화사 뉴스핌] |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오전 트위터를 통해 “북한과의 대화를 위해 훌륭한 팀을 꾸렸다. 현재 정상회담 등을 위한 실무단 회의가 진행 중이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뉴욕으로 오고 있다. 내 서한에 대한 충실한 응답에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김 부위원장의 뉴욕행을 공식 확인한 것이다. 김 부위원장은 지난 2000년 김정일 국방위원장 특사 자격으로 빌 클린턴 대통령을 만났던 조명록 차수 이후 최고위급 인사로 미국을 땅을 밟게된다.
김 부위원장은 앞서 고려항공 JS151편을 타고 29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도착했다. 대미외교 담당인 최강일 북한 외무성 북아메리카국 국장대행도 동행했다.
김 부위원장 일행은 당초 미국 워싱턴 행 비행편 탑승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으나 결국 행선지는 뉴욕이 됐다. 이제 관심은 김 부위원장의 미국 방문 일정과 행보다.
김 부위원장은 일단 뉴욕에서 협상 파트터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고위급 회담을 갖게될 것으로 보인다. 김 부위원장은 북미정상회담 개최의 돌파구를 마련했던 폼페이오 장관의 두차례 극비 방북을 주선, 고위급 회담을 가졌다.
이후 폼페이오 장관과 김 위원장의 면담을 주선했던 장본인이다. '김영철-폼페이오' 핫 라인은 그동안 북미정상회담과 비핵화 협상을 지휘해온 사령탑이었다.
따라서 뉴욕에서 열릴 것으로 보이는 김 부위원장과 폼페이 장관간의 3차 고위급회담은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사전 조율에 종지부를 찍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북미는 판문점에서 북미정상회담 의제를 집중 조율해왔고 싱가포르에서는 의전및 경호 협의를 진행했다. 김 부위원장이 미국행에 올랐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공식 확인했다는 점에서 북미간 협상은 사실상 최종 승인만 남긴 상태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 부위원장이 폼페이오 장관과의 고위급 회담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다면 워싱턴D.C로 가서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만날 가능성이 높다.
[사진=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 |
김 부위원장이 당초 베이징에서 미국 행선지를 워싱턴 D.C로 잡았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김 부위원장은 여전히 미국 정부의 제재 대상 인물이고, 미국내 북한 외교관도 특별한 면제 조치가 없으면 활동 근거지가 뉴욕으로 국한돼있다는 점도 뉴욕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김 부위원장의 최종 행선지는 결국 워싱턴 D.C가 될 전망이고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북한을 방문했던 폼페이오 장관도 김 부위원장관의 '사전 면담'을 거친 뒤 김정은 위원장을 만날 수 있었다. 폼페이오 장관이 김 위원장을 만날 때도 북측에선 김 부위원장이 유일하게 배석한 바 있다.
따라서 김 부위원장은 북미정상회담 준비를 확정한 뒤 폼페이오 장관의 소개로 백악관을 방문,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는 모습이 자연스럽다. '김정은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게 될 김 부위원장은 비핵화와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김 위원장의 확고한 의지가 담긴 친서를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올린 트위터에서 "내 서한에 대한 충실한 응답에 감사를 표한다!"고 적은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 북미정상회담의 취소를 알리는 공개 서한 말미에 "당신 마음이 바뀐다면 전화하거나 편지를 쓰는 것을 주저하지 말라"라고 썼다.
'세기의 핵 회담'이 될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은 미국에서 열릴 '김영철-폼페이오' 회담과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 전달 등의 마지막 관문만을 남겨두고 있는 셈이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