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를 취재한 후 원산에 머물고 있는 외신 기자들의 출입을 25일 오후 한때 통제했다.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북한 고위급 인사가 원산을 방문했던 게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영국 스카이뉴스의 톰 체셔 기자는 25일 트위터를 통해 이날 오후 약 세 시간 가량 호텔 밖으로 통제가 제한됐고 방으로 돌아가라는 지시를 받았으며 이유는 알 수 없었다고 전했다. 인터넷 연결도 끊겼고 위성도 ‘기술적 이유’로 접속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CNN 윌 리플리 기자도 이날 오후 트위터에서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 우리는 호텔 밖 출입이 제한됐고 창밖도 보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 취재진은 대부분 프레스센터에 모여 있는데 북한 경호원들도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 것 같지 않다. 아무 일도 아닐 수도 있지만, 북한이니 만큼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고 전했다.
그는 뒤이어 올린 트윗에서 “밖에 있는 동료 기자가 안으로 들어오라는 지시를 받고 들어 왔는데, 그는 호텔 주변 경비가 더욱 삼엄해진 것 같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리플리 기자는 곧이어 올린 트윗에서 "우리가 있는 호텔은 정기 비행 운항 스케줄이 없는 공항 근처에 위치하고 있는데 우리는 약 30분전쯤 비행기 소리를 들었다. 아무것도 아닐 수 있다. 하지만…"이라고 밝혀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뉘앙스를 내비쳤다.
외신 기자들에 대한 출입 통제는 몇 시간 후 풀렸다. 리플리는 두 번째 트윗을 쓴 지 1시간 20분쯤 후 올린 글에서 “한 시간 전 비행기가 이륙하고 5분 후에 우리의 바깥출입이 허용됐다. 끊겼던 인터넷도 다시 연결되고 모든 게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전했다. 그는 “누가 원산을 방문했고 왜 우리가 몇 시간 동안이나 안에 있어야 했는지 내일 북한 방송을 통해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국을 포함한 미국, 영국, 러시아, 중국 등 5개국 외신기자들은 24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진행된 폐기식 취재를 마치고 이날 오전 원산 갈마호텔에 도착했다. 이들은 당초 계획대로라면 오는 26일 오전 중국 베이징행 전세기에 오를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4일 실시된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에 참석한 외국 취재진들이 핵시설 폭파에 앞서 북한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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