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 속속 폭파 현장 소식 보도
"전문가 없어 北 관리 설명에 의존 아쉬움"
[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북한의 초청으로 풍계리 핵실험장을 방문한 외신들이 속속 폭파 현장 소식을 전했다.
CNN 취재팀은 북한이 최소 세 개의 갱도와 관측대, 단야장(금속을 불에 달구어 버리는 작업을 하는 자리), 거주 구역을 파괴했다고 24일 전했다. 이들은 500미터 가량 떨어진 관측대에서 2, 3, 4번 갱도 폭파 현장을 목격했다고 했다.
또한 폭파 전 북한 관계자들이 갱도 안에 설치된 폭발물을 보여줬으며, 이후 안전 거리에 위치한 관측 장소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AP도 폭파가 지하 갱도 세 곳과 주변 건물 몇 채를 중심으로 이뤄졌으며, 기자단이 현장을 모두 지켜봤다고 밝혔다.
취재진이 목격한 첫 번째 폭파는 오전 11시 경에 이뤄졌으며, 북한 관리들이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다섯 차례의 핵 실험에 사용된 북쪽 갱도가 폭파된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AP가 전했다.
이어 두 번째와 세 번째 폭파는 오후 2시 20분 경에 서쪽 갱도에서, 오후 4시 경에 남쪽 갱도에서 이뤄졌다고 AP는 밝혔다.
또한 관측대와 경비병 막사, 근로자 시설 등도 파괴됐다고 덧붙였다.
유일한 영국 기자인 스카이뉴스의 톰 체셔 기자는 “도보로 핵실험장까지 등반해 500미터 가량 떨어진 장소에서 폭파 장면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이어 “관계자들이 ‘셋, 둘, 하나’를 센 후 커다란 폭발음이 들렸고 진동도 느껴졌다. 먼지가 몰려 왔으며 폭파 현장의 열기도 느껴졌다. 소음이 굉장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북한이 다섯 차례 핵무기를 시험한 갱도를 보여줬는데, 입구에는 ‘연극 무대장치처럼’ 폭발물과 전선이 여기저기 설치돼 있었다고 묘사했다.
AP는 취재진이 원산으로부터 11시간 가량 야간 기차를 타고 풍계리에 도착했으며, 현장에는 아침에 도착해 아홉 시간 가량 머물렀다고 전했다.
CBS뉴스의 벤 트레이시 기자는 현장을 방문하고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소식을 전했다.
그는 “현장을 직접 목격하니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며 “북한 사람들은 폭파 장면을 보여준다는 매우 특별한 목표를 위해 매우 적은 수의 언론인을 초청했고 실제로 세 개의 갱도를 폭파했다. 북한 관리들은 폭파된 갱도 중 두 곳은 여전히 사용할 수 있으며 앞으로도 테스트를 할 수 있지만 폭파시켰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어 폭파 전 갱도를 공개해 그 안으로 걸어 들어가 폭발물을 직접 볼 수 있었다고 밝혔다.
트레이시 기자는 또한 “북한 관리들이 폭파 후 갱도에 들어가 진짜로 폐쇄됐는지 확인하라고 했다. 하지만 우리는 언론인이지 핵 전문가들이 아니다. 현장에는 북한이 주장하는 것처럼 핵실험장이 폐쇄됐다는 것을 확인해 줄 전문가가 한 명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 경호원에게 북한 당국이 외부 전문가가 확인하도록 허용할 것이냐고 물었더니 경호원은 자신들이 해낸 일을 실제로 했다고 말해줄 사람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외부 전문가가 확인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번 취재에 포함된 매체는 미국 AP통신·CNN방송·CBS방송·APTN·인터넷 매체, 영국 스카이 뉴스, 러시아 타스 통신·러시아 투데이 방송, 중국 신화통신·CCTV 등이다.
'풍계리 핵실험장' 위성사진 [사진=38 노스 홈페이지 캡처] |
g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