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타임스 "김정은, 트럼프 속임수 썼다고 생각할 것"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을 취소한 것이 굉장히 안 좋은 시점에 이뤄졌다고 2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논평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취소와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가 "유감스럽게도 우연히(unfortunate coincidence) 같은 날 이뤄졌다"고 논평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회담 취소가 발표되기 불과 몇시간 전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 현장에 외신 기자들을 초대한 상태였다.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과 약속한 바를 이행하는 선의의 표시로 해석되는 행동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보낸 서한에는 핵실험 폭파에 대한 언급이 없었으며, 대신 북한이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표시한 "적대감(hostility)"에 대해서 지적했다.
신문은 북한이 핵실험장 폭파에 대한 대가로 얻은 게 무엇이냐는 질문을 해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관영 매체 글로벌 타임스의 후 시진(Hu Xijin) 에디터는 트위터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속임수를 썼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며 "많은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진=후 시진(Hu Xijin) 글로벌타임스 에디터의 트위터] |
이성현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김정은 위원장이 더 도덕적으로 수준이 높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노벨평화상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풍계리 핵실험장 현장에 있다가 회담 취소 소식을 들은 외신 기자들도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CNN의 윌 리플리는 회담 취소가 "정말 충격적이었다"며 "북한 관료들도 경악한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에 도착해 핵실험장이 폭파되고 몇시간 후에 이런 소식을 듣게 되니 굉장히 어색하고 불편하다"고 말했다.
신문은 "트럼프 행정부는 고립된 북한에 '최대한의 압박'을 가한다는 이전 기조로 되돌아가려 하겠지만, 핵심 파트너인 중국과 한국이 이를 도와주는 것을 별로 내키지 않아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