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박 전 대통령 공천개입 공판 증인으로 출석해 증언
정호성 “국정원 특활비, 여론조사에 쓰였단 언론보도 보고 놀라”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판에서 여러 차례 증언을 거부해왔던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박 전 대통령의 20대 총선 개입 재판에서 입을 열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원 특활비 수수에 관여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을 구형 받은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이 지난 21일 결심공판이 끝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18.05.21. adelante@newspim.com |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성창호 부장판사)는 24일 오후 박 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7차 공판을 열고 정 전 비서관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했다.
정 전 비서관은 박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과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 사건 등에 증인으로 출석했지만 줄곧 증언을 거부해왔다.
이날 정 전 비서관은 “여론조사는 (박 전 대통령의) 재임기간 중 여러 번 올라온 적 있다고 기억한다”며 “횟수는 두세 번 혹은 세네 번으로 정확하지 않다”고 증언했다.
다만 정 전 비서관은 그 여론조사가 이른바 ‘친박세력’을 가려내기 위한 여론조사였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이어 정 전 비서관은 “역대 모든 정권의 정무수석실 역할 중 하나가 여론조사”라며 “선거 때마다 국회엔 이런저런 이야기 굉장히 많이 도는데 가장 권위 있는 것이 ‘청와대 여론조사 의하면’으로 시작되는 말이다. 제 경험으로는 역대 정부마다 청와대에서 여론조사 많이 한 걸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 전 비서관은 재판부가 “현재 수사로 파악된 바로는 청와대 정무수석실에서 상당한 규모로 특정후보자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여기에 10억 이상의 비용이 소요된 걸로 확인되는데 전혀 몰랐냐”고 묻자 “국정원에서 여론조사 비용을 보조 받았다는 취지의 언론보도를 보고 개인적으로 조금 놀랐다. 모든 정권에서 여론조사를 다 했고 정무수석실 예산에도 여론조사 비용이 들어있으리라고 생각했는데 잘 몰랐다”고 진술했다.
이날 정 전 비서관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변함 없는 ‘충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정 전 비서관은 “박 전 대통령이 선거의 여왕으로 불릴 정도로 승률이 높은 요인은 여러 가지인데 그 중 하나는 공천 관련해서 완전히 사적인 것을 배제한다는 점”이라며 “가깝지 않고 자신을 비판한 사람도 지지율 높으면 공천했다. 공은 공, 사는 사 이런 스타일이셨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이 유승민 의원을 가리켜 배신의 정치라고 한 데 대해선 “일반적으로 박 전 대통령이 사교적이진 않지만 선거에서 본인의 호오를 드러내는 걸 매우 자제했다”며 “그래서 유승민 의원 관련 배신의 정치 발언은 저도 놀랐다”고 말했다.
현재 정 전 비서관은 국정원 특활비를 박 전 대통령에 전달한 혐의로 검찰의 징역 4년을 구형 받은 상태다.
박 전 대통령의 공천개입 혐의 재판은 내달 1일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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