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서 김아림 꺾고 20번째 도전만에 국내 첫승
[서울=뉴스핌] 김용석 기자 = '골프 여제' 박인비가 11년만에 밀린 숙제를 끝냈다.
박인비(30·KB금융그룹)는 5월20일 강원도 춘천시 라데나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결승에서 김아림(23)을 한홀차로 제치고 11년만에 국내 첫 우승을 품에 안았다. 박인비는 우승상금 1억7500만원과 3500만원 상당의 굴삭기를 부상으로 받았다.
국내 대회 첫 우승을 확정한 '골프 여제' 박인비가 주먹을 불끈 쥐며 기쁜 마음을 표현했다. <사진= KPGA> |
스무번째 도전 만에 안은 값진 승리였다. LPGA에서는 잘 나갔지만 유독 국내 대회에서는 운이 따르지 않았다. 박인비는 LPGA에서 메이저대회 7승을 포함해 19승, 일본에서 4승,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에서 1승 등 해외에서는 모두 24개의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2008년부터 19차례나 KLPGA투어 무대에 도전했지만 준우승만 6차례 차지했다.
최은우(23)를 3홀차로 꺾고 결승에 오른 박인비는 국내 최장타자 김아림을 상대로 힘든 과정을 거쳤다.
김아림은 ‘여제’를 맞아 정면승부를 벌였다. 초반 밀리는 듯했지만 10번홀(파4)에서 버디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하지만 지나친 긴장이 화근이었다.
박인비가 13번홀(파3)에서 4m 버디에 성공하자, 김아림은 15번홀(파4)에서 퍼트 미스를 범했다. 2홀차로 앞선 박인비에게는 16번홀(파3)이 위기였다. 3m 파 퍼트를 넣지 못해 1홀차로 쫓겼다. 하지만 18번 홀(파5)에서의 승부는 모두 파를 기록, 첫 우승을 거머쥐었다. 김아림은 데뷔 후 최고 성적과 함께 가장 많은 상금인 8050만원을 챙겼다.
박인비는 우승후 공식 인터뷰에서 “밀린 숙제를 무두 해치운 기분이다”라는 말로 표현했다. 그는 “올 해 확실한 목표로 삼았던 게 국내 대회 우승이었다. 될 듯 될 듯 안 잡혔던 KLPGA 우승을 해내서 기분이 정말 좋고 행복하다. 일정을 넉넉하게 잡았던 것이 아무래도 지난해(준우승)와는 달랐던 가장 큰 이유지 않을까 싶다. 작년에는 몸이 정말 무겁다고 느꼈고, 체력적으로 힘들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올해는 확실히 몸이 가벼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KPGA 첫승 원동력에 대해 박인비는 “여태까지 미국에서 오자마자 바로 경기했던 적이 거의 대부분이었다. 지난해까지 부상도 있었고, 무리한 스케줄 보다는 할 수 있는 만큼의 대회를 하자는 생각으로 과감하게 앞뒤 일정을 포기했던 것이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세계 1위라든지 다른 타이틀을 놓칠 수 있기 때문에 불안하기도 하지만 출전하는 대회마다 계속 잘 칠 수 있는 것 아니라는 것을 배웠기 때문에 괜찮다”고 설명했다.
확실히 퍼트 감이 좋았던 데에는 새 퍼터를 이유로 들었다. 박인비는 “5일동안 굉장히 어려운 파 퍼트를 많이 성공시켰다. 한국여자오픈까지는 해보려고 생각중이다. 이번 대회를 통해서 좋은 테스트를 했다. 오늘 우승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해준 새 퍼터를 계속 가지고 가고 싶다”고 말했다.
블레이드형 새 퍼터에 대해 박인비는 “사실 남편이 올 시즌 시작 전부터 블레이드 쓰자고 계속 노래를 불렀다. 블레이드가 훨씬 좋은 스트로크가 나오고, 잘못 나왔을 때 딱 알아 볼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빠른 그린은 정말 재밌고, 결도 없어서 정직하게 퍼트가 돼서 좋았다”고 공개했다. 박인비의 남편은 코치 남기협 씨다.
박인비는 “1년 중에 가장 기다려온 대회 두 개가 바로 US오픈, 한국여자오픈이다. 몸을 좀 더 끌어 올릴 계획이고, 이번 대회를 통해 퍼트 감 굉장히 좋아지면서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 이 좋은 감 이어나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25일 미국으로 출국하는 박인비는 31일부터 US여자오픈을 치른후 6월5일 다시 귀국해 14일부터 열리는 한국여자오픈에 출전한다.
최은우(23·볼빅)는 이승현(이승현(27·NH투자증권)을 상대로 3홀 남기고 5홀 차로 3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박인비에게 준결승에서 패했던 이승현은 2년 연속 4위에 그쳤다.
박인비는 우승과 함께 3500만원 상당의 굴삭기를 부상으로 받았다. <사진= KPG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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