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정부 '인터넷 검열'에 항의…로스콤나드조르 해체 요구
[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러시아 정부의 인터넷 검열을 규탄하는 시위 행렬이 13일(현지시각) 모스크바에서 이어졌다. 지난달 러시아 당국이 암호화 메신저 텔레그램(Telegram)을 차단하는 조치를 시행한 후 열린 두 번째 시위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거리에 모인 수백 명의 시위대는 반정부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시위대는 저항의 뜻으로 텔레그램 로고 문양이기도 한 종이 비행기를 날렸고, 러시아 정부의 통신 감독기관 로스콤나드조르(Roskomnadzor)의 해체를 요구하는 피켓도 들었다.
러 정부의 텔레그램 차단에 항의하는 시위가 지난 13일 모스크바에서 열렸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로스콤나드조르는 지난달 16일부터 텔레그램 서비스 접속 차단에 들어갔다. 암호화된 사용자 메시지에 접근하려는 러시아 정보기관 연방보안국(FSB)의 요구를 텔레그램사가 거부해온 데 따른 조치다.
연방보안국은 테러분자들의 SNS 악용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비롯된 요구라고 주장했으나, 텔레그램사는 사용자 사생활 침해라며 이를 거절했다. 정부가 서비스를 차단하는 과정에서 다수의 다른 사이트까지 접속이 차단됐다.
시위에 참가한 미하일 카시야노프는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국민들의 지극히 개인적인 삶을 박탈해버린 것이나 다름없다"며 "인터넷은 우리 모두를 위해 존재하는 자유로운 공간이다. 지켜보고만 있지 않겠다"고 말했다.
현지 인권단체 OVD-인포(OVD-Info)에 따르면 이날 시위 과정에서 참가자 20여 명은 체포돼 연행됐다.
텔레그램은 구(舊) 소련 국가권 및 중동 지역에서 활발히 사용되는 메신저다. '러시아 소셜미디어 선구자'로 불리는 파벨 두로브 텔레그램 CEO에 따르면 텔레그램 사용자의 7%는 러시아인이다. 정부 감시망을 피해 일부 사용자들은 우회 접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정부도 지난달 국가보안을 이유로 텔레그램 서비스를 차단한 바 있다.
choj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