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소재 유라이존 10년간 2조달러 비용 발생 전망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각) 북미 정상회담 장소와 날짜를 공개하면서 양국이 전세계 평화를 위해 중차대한 순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상 초유의 북미 정상회담 결과를 둘러싸고 기대와 회의감이 엇갈리는 가운데 한반도 평화 구축에 2조달러에 달하는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해 9월 3일 핵무기병기화사업 현장 지도에 나선 김정은 <사진=북한노동신문> |
이는 독일의 통일 비용을 웃도는 수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대로 영구적인 비핵화를 추진, 세기의 협상이 이뤄진다 하더라도 현실적인 문제가 넘기 어려운 난관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주장이다.
10일(현지시각) 런던 소재 유라이존 SLJ 캐피탈은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구축에 필요한 각종 자원들을 감안할 때 10년간 2조달러에 달하는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이는 동서독의 통일에 발생한 비용이 현재 환율을 기준으로 1조7000달러였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천문학적이라는 평가가 가능한 규모다.
유라이존은 한국에 대한 북한의 인구가 서독에 대한 동독의 상대적인 규모에 비해 훨씬 크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현재 북한의 경제 펀더멘털이 통일 이전 산업화가 탄탄하게 구축됐던 동독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낙후됐다는 지적이다.
유라이존은 김 위원장이 비핵화에 대한 대가로 국제사회에 상당 규모의 재정 지원을 요구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가뜩이나 고강도 경제 제재로 인해 ‘돈줄’이 마른 북한이 트럼프 행정부에 주한 미군 철수 이외에 경제적인 ‘당근’을 주문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아울러 한반도 비핵화에 요구되는 비용을 한국과 미국, 중국, 일본이 공동 부담하는 방안이 논의될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유라이존이 추정한 2조달러의 비용은 향후 10년간 한국의 GDP 대비 18.3%에 해당하는 금액이며, 미국과 중국, 일본 GDP 대비 각각 1.7%와 1.6%, 7.3%에 달하는 수치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억류됐다가 석방된 3명의 한국계 미국인을 맞이한 날 북미 정상회담이 내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것이라고 발표, 전세계의 이목이 양측의 ‘담판’에 집중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북한이 회담 이전에 비핵화를 실시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은 리비아식 비핵화를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 북한의 핵 시설이 미국으로 옮겨질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뉴욕타임즈(NYT)의 주한 미군 철수 보도를 공식 부인했다. 이는 김 위원장이 원하는 체제 보장의 전제 조건에 해당한다는 것이 주요 외신들의 판단이다.
회담을 앞두고 1개월 사이 영구적인 비핵화의 구체적인 방법과 북한의 체제 안정이라는 난해한 퍼즐이 풀릴 것인지 주목된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